- 헌법소원·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 인청 보이콧 검토…실효성 의문
- 국힘 “대행 권한 행사 문제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명한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저지를 위한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한 대행을 다시 탄핵하는 카드도 꺼내들 태세다.

민주당 등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개정안은 한 권한대행이 전날 대통령 몫으로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이완규 법제처장을 지명한 사안에도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후임자가 임명되지 못하면 기존 재판관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개정안도 함께 처리했다.

민주당은 또 두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한 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절차적·소극적 권한만 행사해야 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만큼, 이는 위헌·위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한 대행의 지명권 행사를 제어할 마땅한 수단은 없다는 게 정치권과 법조계 중론이다. 우선 이날 법사위에 처리된 두 법안은 향후 본회의에서 의결되더라도 한 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실효성이 없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한 대행이 두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하더라도 이를 접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이기에 인사청문회 없이도 이들을 임명할 수 있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부득이하게 이를 마치지 못할 경우 10일까지 연장할 수 있는데, 이후에도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국회 동의 없이도 임명이 가능하다. 이르면 20일 이내에 임명이 가능한 셈이다.

민주당이 두 후보자를 임명하기 전 한 대행의 탄핵소추를 재추진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줄탄핵’ 논란이 생기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정을 핑계로 헌법을 파괴하고 권력 망상에 빠진 한덕수, 국가 경제를 팔아 사익을 챙긴 최상목, 두 사람의 이름은 이완용에 이어서 역사상 최악 벼슬아치의 대명사로 남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이들의 조치 방향을 정하겠다”며 재탄핵 추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금은 대통령이 ‘직무정지’가 아닌 ‘궐위’ 상태이기 때문에 대행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데에 논란의 소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 사안을 놓고 민주당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법률의견서 제출 등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