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관 “DJ·盧 정신 저버린 경선 거부”
- 김동연 “협의 전혀 없었지만 따르겠다”
- 김경수도 수용 … 민주, 27일 후보 선출

더불어민주당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구도 아래 이 전 대표의 후보 추대 룰이라는 비판에도 불구, 경선 룰을 확정했다. 비명(비이재명)계 김두관 전 의원은 이에 반발해 경선 참여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앞서 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 논의를 통해 마련한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의 경선룰을 14일 오후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를 통해 확정했다. 앞선 19대, 20대 대선에서 당원과 일반 국민 모두에게 1인 1표를 보장하는 방식인 ‘국민경선’이 아닌 ‘국민참여경선’으로 바꿨다. 당원과 일반 국민을 구별하지 않는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요구해온 비명계 주자들은 ‘어대명 추대 경선’이라며 반발해왔다.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이재명 전 대표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민주당은 오는 27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더불어민주당 6·3 대선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인 박범계(가운데)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중앙당선관위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의원의 오른쪽은 부위원장을 맡은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 연합뉴스

이날 일정을 취소하고 숙고에 들어갔던 김두관 전 의원은 오후 입장문에서 “저는 민주당의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18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하는 ‘완전 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했지만, 당에서는 후보 측과 어떤 논의도 하지 않고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를 발표했다”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후보들과 협의 없이 결정한 경선룰은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저버린 민주당 경선을 거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명계 후보인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밭을 탓하지 않는 농부의 심정으로 경선에 임하겠다”면서도 “민주당의 원칙인 국민경선이 무너진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참여경선을 택한 이유가 역선택 방지와 당원주권주의 구현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역선택 문제는 계엄과 내란 종식에 앞장섰던 국민의 수준과 바람을 무시하는 것으로 민주당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절차적으로도 그 과정에서 후보자 측 대리인 간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당원동지 여러분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 뒤로하고 따르고 수용하겠다”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경선 룰을 수용하면서 “당이 결정하면 따르는 것이 당원의 도리”라며 “그 과정에서 가능하면 후보들과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민주당의 ‘적자’라는 정체성을 부각했다.

한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이날 경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김경수 김동연 이재명(가나다순) 후보 간 3파전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