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16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경선 첫 일정으로 나흘간 당원 대상 충청권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이를 시작으로 4개 권력별 순회 경선이 이어지게 되며 영남과 호남을 거쳐 마지막 수도권 경선일인 오는 27일 최종 승자가 확정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후보 등록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단합된 모습으로 공정한 경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단 서약식에서 이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은 후보가 누가 되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 역사적 책임”이라며 “경선이 배제의 과정이 아니라 함께하는 역량을 더 키우는 과정이 되도록 저 자신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을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지사는 “역사적으로 민주당은 하나가 됐을 때 승리했고 분열했을 때 패배했다”며 “경선 후에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자기 선거처럼 대선을 치르는 민주 정당의 문화와 관행을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또 통 크게 단합해서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교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깨끗하고 치열한 경쟁, 경선 결과 승복 등을 약속하는 서약서에 차례로 서명했다.

당 지도부도 ‘네거티브’ 없는 ‘품위 있는 경쟁’을 당부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계신 세 분의 후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치열하면서도 품위 있는 승부를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박범계 중앙당 선관위원장은 “본인의 역량과 정책의 강점을 잘 알리는 데 힘써줄 것으로 믿는다”며 “모두가 함께 승리하는 단합된 경선, 이기는 경선에 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이 레이스 시작부터 단합을 강조한 데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며 내부 분열로 이어졌고, 결국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문제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는 ‘명낙대전’으로 불릴 만큼 치열한 경선을 펼쳤다.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재명 후보 측을 향해 대장동 개발 의혹 등을 제기했고, 이 후보 측이 반박하며 경선판이 달아올랐다.

결과적으로 경선은 흥행했으나 양측의 깊은 갈등이 대선 본선에서도 봉합되지 못했다. 결국 대선 패배에 이은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이 이어졌다.

이런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게 민주당 인식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재명 대세론’을 깨고 추격해야 하는 입장인 김경수 전 지사와 김동연 지사 입장에서는 경선에서 반전의 계기가 절실하다. 비방까지는 아니라도 이 전 대표를 향한 적극 공세에 나설 수밖에 없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의 경우 승리를 통한 완전한 내란 종식이라는 무거운 역사적 책무가 주어져 있다”며 “‘분열은 필패’라는 점을 후보들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