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5일 “이준석(개혁신당 대선 후보)에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투자”라며 사실상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홍 전 시장이 체류 중인 미국 하와이에 ‘특사단’까지 보내며 홍 전 시장 지지층의 이탈 방지에 주력했던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 전 시장을 비판하는 발언도 잇따랐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는 나경원 의원의 SNS 글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이 같은 댓글을 달았다. 이에 이 후보는 즉각 SNS에 “홍준표 대표님 감사하다”며 “하와이에서 온 메시지의 뜻은 명확하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모두 투표장으로 나가달라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하와이 특사단으로 홍 전 시장을 만나고 돌아온 김대식(부산 사상) 의원은 SNS에 “홍 전 시장의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과 비판이 오가고 있다.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서 다소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 저 역시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홍 전 시장의 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는 흔들림이 없다”며 당내 혼란을 다잡고 나섰다. 그는 홍 전 시장 댓글과 관련, “이 후보가 언젠가는 다시 함께해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잊지 말자는 뜻”이라며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수가 다시 대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전제 아래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지금은 다르게 갈라져 있어도, 선거 이후 언젠가는 함께 가야 할 길이 분명하다는 점을 미리 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김문수 후보는 “시점을 멀리, 미래로 보면 투자일 수 있고, 현재 시점을 보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는 (홍 전 시장이) 저보다 더 잘 알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홍 전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은 SNS에 “이런 자가 우리당 대표였다니, 배신자 인증”이라며 “그냥 하와이에 정착하시길”이라고 직격했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원협의회 위원장도 “당 대표 2번, 대선후보 2번,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까지 온갖 당의 혜택 다 받으신 분이 국민의힘 후보 말고 이준석 찍으라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