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비대위원장, 의총 개최 호소
- 김미애 “당 변화 모습 보여줘야”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당 수습은커녕 내홍에 휩싸인 채 허우적댄다. 특히 사퇴를 표명한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당 개혁안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거취를 논의하기 위해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일방 취소하면서 당이 들끓는다. 김 비대위원장도 의총을 불과 40여 분 앞두고 취소 결정을 ‘통보’받았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취소 이유로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친윤(친윤석열)계 균열에 따른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연기와 관련해 오전 당 차원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한 만큼, 이에 대한 당의 대응과 메시지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의원총회를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총회를 계속 진행할 경우 자칫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 원내지도부의 임기가 이번 주 종료되는 점, 주요 현안을 놓고 충분한 논의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논의된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은 오는 16일 선출될 신임 원내지도부에 충실히 전달해 차기 지도부가 계속 논의를 해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비대위원장은 SNS에 자신과는 사전 협의도 없이 의총이 취소된 것에 안타깝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속히 의총을 열어 당 개혁안의 과제별로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총회를 모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계의 구주류는 ▷김 비대위원장의 즉각 사퇴 ▷차기 원내대표 중심의 대선 패배 수습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한다. 반면 김 비대위원장 중심의 소신파는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당무감사를 통한 대선 후보 교체 과정 진상규명 등 당 쇄신 작업이 김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을 통해 즉각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날 재선 모임을 계기로 당 분위기는 김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급반전되는 모양새다. 박수영(부산 남) 이인선 의원 등 친윤계가 대거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새 지도부 선출까지 연장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는 흩어진 친윤 표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5대 혁신안 가운데 일부는 찬반이 나뉜다”면서도 “김 비대위원장은 참신하고 젊고 (우리 당이) 키워야 될 인물이고,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쫓아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말 전당대회까지 2달 남짓인 상황에서 또다시 새 비대위원장을 뽑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모임에 참석한 의원을 포함해 20명 정도가 김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에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모임에 참석한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도 “김 비대위원장 혁신안에 일부 반대도 있었다”면서도 “우리가 국민 눈높이 맞춰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권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당의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