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4선 의원 이헌승은 고배
- 송 대표 “尹탄핵 과정 사과 용의”
- 김용태 쇄신안 공감·혁신위 제안
- 특검·추경 편성 등 현안도 산적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로 TK(대구 경북)의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이 선출됐다. 3선의 송 원내대표는 107석의 제1야당 원내사령탑을 맡아 극심한 내홍을 수습하고 거대 여당에 맞서 원내 투쟁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뒤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 투표수 106표 가운데 60표를 얻으며 이헌승(4선·부산 부산진을) 김성원(3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영남권에서 송 원내대표와 이 의원이 출마하면서 표심이 갈려 수도권 김 의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송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면서 결선 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대표되는 구 주류와 TK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송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심판 기각·각하를 요구하는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는 등 구 주류와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그는 원내대표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 이후 탄핵 과정에서 ‘탄핵보다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에 따라 진행했던 것”이라며 “잘못한 것이 있으면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의 당면 과제는 한시적 ‘투톱’이 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공조다. 김 비대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 등 ‘5대 개혁안’을 제안한 뒤 당원 여론조사 시행을 요구하는 등 송 원내대표를 지지한 구 주류와 대척점에 서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새 원내지도부에 “당원 대상 개혁안 여론조사가 실시된다면 사퇴하겠다”고 사실상의 배수진을 쳤다. 다만 이 같은 개혁안에 부정적이던 송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는 “김 위원장의 제안을 포함해 변화와 쇄신의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며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쇄신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도 송 원내대표가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로, 9월 정기국회 전에 전대가 열린다면 송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원내대표에게는 내란·김건희·채상병’ 등 이른바 3대 특검을 앞두고 당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거대 여당을 상대할 정치력 발휘가 숙제다. 당장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부터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와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이 가져오는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

송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제 2차관을 역임한 관료 출신으로, 국민의힘의 대표 ‘경제·재정통’으로 꼽힌다. 2018년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해 총선에서 3선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