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찬대 의원이 차기 당대표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다. 이로써 민주당 8·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는 정청래·박찬대 의원 간 양자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박 의원은 2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초 박 전 원내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었으나, 당원들 사이에서 온라인 연판장이 돌며 지속적인 출마 요청이 이어지자,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청래 의원은 지난 15일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정 의원은 지난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두 의원 모두 이재명 당대표 시절 지도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과 함께 윤석열 정권에 맞선 투쟁을 이끈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힌다. 3선의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처음 당대표이던 때 최고위원을, 연임했을 때 원내대표를 맡아 지도부 투톱으로 함께 해왔다. 대선 직전에는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겸임하며 선거 승리를 이끌었다.

4선의 정 의원 역시 이 대통령이 처음 당대표이던 시절 수석최고위원으로 지근 거리에서 자주 소통해 왔고, 지난해 비상계엄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이 대통령에게 상황을 알렸다는 일화도 있다.

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찐명’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아직 공식 후보 등록 전임에도 일부 지지층 사이에서 비방전이 오가면서, 두 의원 모두 SNS를 통해 비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번 8·2 전대에서 선출된 당 대표는 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 1년을 채우게 된다. 차기 대표는 국회 167석을 보유한 초거대 여당의 수장으로서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반 개혁과제 운영을 뒷받침하고,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전략적으로 행사해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선거인단 반영 비율로는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국민 여론조사 30%가 적용된다. 전체 권리당원의 약 30%가 밀집한 호남 지역이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정 의원은 대선 당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골목골목 선거대책위원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호남을 누비며 지지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박 의원 역시 광주·전남 지역 의원과의 만남 등을 통해 ‘몸풀기’를 해오며 호남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지역별 순회 경선은 다음 달 19일 충청에서 시작해 ▷20일 영남 ▷26일 호남 ▷27일 경기·인천 ▷8월 2일 서울·강원·제주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만약 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오는 7월15일 예비 경선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