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0.5세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인 고령화 비율은 2010년 현재 11%에 이른다.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한 것이다. 부산의 고령화 비율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다.

요즘은 '100세 시대'가 화두다. 현재 태어나는 세대의 수명이 평균 100세에 이른다는 의미다. 100세 시대는 무엇이 달라질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현재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80세 인생을 전제로 설계됐다. 태어나서 20여 년간 교육을 받고 사회로 진출해 30~40년간 경제활동을 한다. 60세를 전후한 시점에 퇴직해 20여 년간 은퇴·여가 생활을 하는 80세 생애 주기 패턴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육 시스템도 청소년기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중년기에는 근로 시스템이 작동한다.

하지만 노년기가 40여 년으로 늘어나는 '100세 시대'에 '80세 시대'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곤란하다. 소비 기간이 소득 창출 기간을 초과하게 돼 국가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후손들의 부담으로 귀결돼 이전과는 다른 사회갈등 요인이 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생애주기가 80세에서 100세로 변화된다면 사회 시스템도 변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사회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100세 시대 준비를 위한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60세 이상의 인구 가운데 80%가량은 '내 집'을 보유 하고 있다. 주택은 고령화 시대에도 주거뿐 아니라 노후 생활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최근 한 생명보험사에서 100세 시대에 대비한 몇가지 의미있는 주거 선택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첫째, 주택도 고령 친화 디자인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다. 욕실에 미끄럼 방지 시설이나 봉을 설치해 낙상 사고를 막는 것은 하나의 사례이다. 문턱을 없애 보행 불편을 해소하는 것도 좋다.

둘째, 부동산 자산 비중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매달 현금소득이 발생하도록 '부동산의 연금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역모기지)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부산의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하향 안정화 시점에는 역모기지론 신청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산의 주택연금 신청자 수는 225명에 불과하다. 특히 매달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려면 집의 크기를 줄이거나 집값이 다소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서정렬·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jysuh@y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