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의 은닉 재산을 찾아 예금주들의 피해 회복을 도와야 할 예금보험공사가 부산저축은행이 거액을 대출해준 특수목적법인(SPC) 사업장이 헐값에 공매 처분되도록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SPC사인 (주)해동이 760억 원을 대출받아 추진했던 제주도 서귀포시 블랙나이트 컨트리클럽 신축 사업장이 최근 60억 원에 공매 처분됐다. 해동은 대지면적 167만㎡ 부지에 회원제 27홀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해동은 2007년부터 A저축은행에서 60억 원, 부산저축은행에서 700억 원을 대출받았다. 사업이 무산되자 이달 중순 1순위 채권자인 A저축은행은 신탁회사를 통해 이 부지를 공매 처분했다.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측은 공시지가만 200억 원을 호가하는 사업장이 헐값에 공매 처분되지 않도록 지난달부터 예보 측에 요구했지만 예보 측이 이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저축은행과 블랙나이트 사업장과의 관계를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우제창 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6월 부산저축은행이 블랙나이트사업 한 건으로 세 차례 금융자문계약서를 체결해 총 수수료 105억 원을 빼냈다고 주장했다.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김옥주 위원장은 "은닉 재산을 한 푼이라도 찾아내야 할 예보가 이를 방치했다"며 "예보가 이런 식으로 일을 한다면 어떻게 예금자들의 피해액을 보전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실사 작업에 시간이 걸린 데다 변호사를 통해 법적 검토를 했지만 1순위자가 공매 신청한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비대위는 30일 상경해 대검찰청에 A저축은행을 고소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