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3%다."

내년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뛸 신인선수 교육 프로그램에서 유난히 강조된 프로 선배들의 가르침 가운데 하나이다. 모든 선수 가운데 K리그에 입성할 확률이 3%라는 점을 늘 가슴에 새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

새내기 선수 122명은 특히 '돈'을 주제로 한 생명보험사 플래닝 매니저(PM)의 강의에 귀를 쫑긋 세웠다고 한다. 적게는 2000만 원부터 많게는 5000만 원의 연봉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던 것이다.

3%가 아닌 61.3% 와 45.8%가 더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다. 바로 주택과 부동산시장이다. 61.3%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자가 보유율(자기 집에 사는 '자가점유율'은 54.2%)이다. 45.8%는 전세·월세·사글세(또는 무상)를 포함한 임차가구의 비율이다.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자가보유 가구주는 최근 주택 가격 하락과 이자 부담 때문에 고민이다. 집도 잘 팔리지 않아 '하우스 푸어(house poor)'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소위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를 기대하고 산 주택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분양가가 높다는 주변의 조언을 무시하고 매입을 결정한 자신의 근거없는 배짱에 화가 나기도 한다.

임차가구도 마찬가지다. 매매가 상승보다 전세가 상승세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부산의 경우 매매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0.07%였던 반면 전세가는 배보다 높은 0.16% 뛰었다.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전세난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유럽발 재정 위기에 따른 국제경제의 불확실성도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원인이다. 내년 부산 경제성장률 역시 3.27%로 낮춰 잡았다고 한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괴담 수준의 '내년 봄 위기설'이 회자되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진다. 연쇄적으로 금융권이 부실채권에 대한 회수에 나서면 900조 원 이상 풀린 주택담보대출시장 경색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악순환의 고리가 시스템을 통해 경제 전반에 도미노처럼 작동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택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수도 있다.

소수라고 할 수 있는 3%가 아닌, 우리 국민 모두의 주거만족도와 주택시장 안정은 내년 총선이 아니더라도, 그리고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라고 하더라도, 정부가 민생안정 차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오지도 않은 겨울이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정렬·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jysuh@y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