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부산시 청년창업활성화사업(청년창업사업) 1기 과정(1년)을 수료한 이모(28) 씨. 그는 지난 연말 창업을 포기하고 취업을 선택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창업을 준비했던 그는 그동안 모은 돈을 투자해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판매할 곳을 찾지 못해 중도 포기했다. 이 씨는 "의욕적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창업공간 외엔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해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2년 전 시작한 청년창업사업 1기업체 10곳 중 4곳은 사실상 창업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가 21억 원을 투입해 1년간 청년창업 인큐베이터에 힘을 쏟았지만 실제 창업으로 연결된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친 셈이다.  

본지는 지난해 12월 부산경제진흥원에 의뢰해 청년창업사업 1기 148개 업체를 대상으로 창업활동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6~16일 각 두 차례의 e메일 및 전화로 이뤄졌다. 그 결과 전체 64.8%인 96개 기업이 조사에 응답했다. 96개 중 창업활동을 계속하는 곳은 89%였고, 창업활동을 하지 않는 곳은 11%였다.

부산경제진흥원이 10일간 꼼꼼하게 설문조사를 했으나 무응답 비율이 전체의 35.2%에 달했다. 청년창업사업 수료업체 148곳 중 무응답업체 35.2%와 창업 포기 업체 7.4%를 합한 42.6%는 사실상 창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성실하게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면 사업수행기관인 부산경제진흥원으로부터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도 e메일 등을 꼼꼼히 살펴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무응답 업체에는 청년창업기업 중 사업을 하느라 바빠 응답을 하지 못한 곳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조사를 통해 추적이 불가능한 이들은 앞으로 사후 관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년창업사업 1기 활동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이 사업을 대대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148개 업체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기대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소상공인 창업 성공률을 '3-3-3'(첫해부터 3년간 30%씩)으로 추정하는 점에 미뤄봤을 때 청년창업사업 결과는 기대 이하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부산시 이규한 기업지원과장은 "청년창업사업 1기생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창업활동을 이어가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