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소송 비화 가능성 제기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이 금융권 전체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이에 따른 소송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손해배상 요구액이 20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소비자연맹(금소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CD금리 연동대출 총액은 약 315조 원이다. 이는 가계대출 잔액(647조 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은행이 단 0.1%포인트의 금리만 조작해도 연간 3000억 원, 0.5%포인트면 1조50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금소원의 주장이다. 특히 이 같은 금액을 상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 기간의 소멸시효인 5년으로 따지면 금융회사들은 이 기간 최대 7조8000억 원을 챙겼으며 CD금리 적용기간 등을 고려하면 전체 피해규모가 2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소원 조연행 부회장은 "공정위 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담합 여지는 충분하다"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바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의 원고단을 결성할 것이다. 현재 CD연동 대출자들은 약 1000만 명 정도"라고 말했다.

또 CD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리 담합이 실제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한국 파생상품에 대한 대외 신인도 추락과 이에 따른 국제소송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