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판매 작년比 21.9% 하락
- 정부 2차 재정투자 강화대책

침체국면에 빠진 내수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신용카드 결제액과 자동차 판매 등 대표적인 내수 관련 지표도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내수와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는 2조 원 규모의 '2차 재정투자 강화대책'을 꺼내 경기부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백화점 매출은 6.1% 줄면서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과 비교해도 불과 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영업제한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던 대형마트는 지난달 매출이 3.5% 줄면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영업규제가 대부분 풀린 8월 감소율은 7월(-8.2%)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전년 동월(38조6000억 원) 대비 8.0% 증가했지만 2009년 10월(9.4%)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2009년 7월(7.3%)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며, 같은 해 11월부터 이어진 두 자릿수 증가율도 33개월 만에 마감됐다.

휘발유 소비량은 2.1%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소비재와 자본재, 원자재 수입은 석 달째 동반 감소했고 특히 내수의 가늠자로 꼽히는 소비재 수입은 지난달 11.6% 하락해 2009년 8월(-23.5%)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8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 역시 일부 완성차 업체의 부분 파업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9%나 감소해 2009년 1월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사실상 모든 일상생활과 연관된 부문에서 내수부진이 계속되는 이유는 유로존 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와 그리스에 대한 긴축 이행실적 평가보고서 등 이달 중순 집중된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일정이 국내 경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10일 발표하는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을 통해 2조 원 안팎의 재정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며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앞당겨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