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으로 본사를 옮긴 한국선급이 지역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국선급의 신사옥. 국제신문DB

- 美·佛 선박 검사기관 등
- 해외 선급도 적극 참가 속
- "이해 어렵다" 비판 쏟아져

국내 유일의 선박 검사기관으로 지난 9월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선급(KR)이 다음 달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제1회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OFFSHORE KOREA 2012·약칭 OK2012)에 불참키로 해 부산시를 비롯한 주최 측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미국선급과 프랑스선급 등 해외 선급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키로 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선급의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부산시와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선급 측에 플랜트 전시회 참가를 요청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국선급 측이 불참 의사를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당초 계획에 잡혀있지 않았고, 이 때문에 별도의 예산도 편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시를 비롯한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 주최 측이 여러 차례 재고를 요청했으나 한국선급 측은 비슷한 이유로 거듭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는 최초의 해양플랜트 분야 전시회인 데다 이 분야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한국선급의 불참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더구나 국내 유일의 국제적 선박검사기관으로 지난달 '부산 본사 시대'를 선언한 한국선급이 부산에서 열리는 해양분야 잔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프랑스선급과 미국선급 등 해외 선박검사기관은 이번 전시회에 꽤 큰 규모의 부스 면적을 임차해 참가키로 해 한국선급의 결정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조선해양기자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와 직접 관련 있는 공기업 성격의 한국선급이 국내에서 열리는 해양플랜트전시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공동주관하는 한 기관 관계자도 "해양플랜트 업무도 업무지만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선급 입장에서는 회사의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인데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선급 측 관계자는 "여건상 쉽지 않지만 참가가 가능한지 여부을 내부적으로 한번 더 심도있게 논의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한국선급은 지난달 13일 강서구 명지동에 지하 2층 지상 18층 건축면적 3만502㎡ 규모의 신사옥을 준공, 기존 대전 소재 본사를 옮겨왔다. 현재 400명의 본부 직원을 100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국선급은 정부로부터 선박검사권을 위임받아 건조 중이거나 건조된 선박을 검사해 선급증서를 발급하는 국제 기관이다.

다음 달 14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에는 현대중공업 등 국내 4대 조선소를 비롯해 17개국 206개 업체의 참가가 이미 확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