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의 로컬푸드 운동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유통시장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다. 당일 새벽에 수확한 채소를 생산자가 직접 인근 매장에 진열, 판매하는 '생산자 직거래 장터' 형태로 운영된다.

이마트는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2009년 대구와 광주 지역에서 농가 10여 곳을 시작으로 로컬푸드를 도입했다. 소비자와 농민들의 호응 속에 2010년엔 참여 농가를 35곳, 2011년엔 51곳으로 늘렸다. 현재는 부산권 4개 점포 등 20개점에 60곳의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지역에서 재배한 채소를 그 지역에서 판매하는 로컬푸드를 도입한 지 2년 6개월 만에 이마트는 매입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연도별로는 2010년 19억 원, 2011년 71억 원, 지난해에는 1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20억 원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야채 매장의 3분의 1을 할애해 직거래 장터 특화존을 구성하고 상추와 양파 등 필수 채소 20여 종을 상시 판매하고 있다. 모든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생산자가 직접 당일 새벽에 수확한 채소를 인근 이마트 점포로 직배송해 진열 판매하는 방식이다.

부산 강서구에서 당일 새벽에 생산된 깻잎과 상추는 부산지역 내 이마트 매장에서 진열과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신선한 채소를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유통 경로 단축을 통해 소비자는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생산자에게는 10% 이상의 추가 이익이 발생한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과정이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마트는 생산자 직거래 장터에 납품되는 농산물의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납품 대금을 보름마다 현금 결제해 생산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물류비 감축분을 생산자에게 환원해 농가 안정 및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빈번한 이상기온 탓에 더욱 심해지는 채소류의 널뛰기 가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신선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보통 산지에서 재배, 수확한 뒤 수도권의 경매시장으로 올려 보냈다가 다시 지방으로 보내려면 최소 24시간 이상이 걸린다.

지역농산물 매입을 통해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도 신선한 농수산물을 제공하는 것이 대형마트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진앙·이마트 문현점 신선식품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