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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필요하면 교체 건의"…금융권 물갈이 예고

안택수·강만수·이팔성 등 거론…어윤대도 사정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3-18 13: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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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공공기관장과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 등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임기와 관계없이 필요하면 교체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신 내정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금융권 공공기관장의) 잔여 임기가 있어도 필요하면 (대통령에) 교체를 건의하겠느냐"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의 질문에 "교체 필요성이 있다면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공공기관장 교체 문제를 꺼내 들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다소 껄끄러워하다가 질문이 거듭되자 "그렇다면 말씀드리겠다"고 작심한 듯 입을 연 것이다.

신 내정자는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 대통령의,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전문성 등 두 가지를 보고 이 부분(임기 중인 기관장의 교체 여부)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에서 한층 더 구체화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 내정자는 교체 여부를 검토할 대상으로 ▲금융권 공기업 ▲(공기업은 아니지만) 금융위가 임명 제청하는 기관 ▲주인이 없어서 정부가 (대주주로) 들어간 금융회사를 꼽았다.

여기에 해당하는 인사로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먼저 거론된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가 신임 이사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탓에 임기가 1년 연장됐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임기가 1년가량 남았지만,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MB(이명박) 인사'로 불렸던 만큼 새 정부 출범에 부담을 느껴 신변을 정리할 수 있다.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이팔성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교체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의 경우 은행 업무에 정통해 전문성은 갖췄지만, 강 회장과 더불어 'MB 인사'로 꼽히는 만큼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한다고 여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KB금융은 공공기관이 아니고 정부가 대주주인 금융기관은 아니지만, 공공적 성격이 큰 대형 금융지주다. 더구나 잔여 임기가 4개월가량 남은 어 회장 역시 'MB 인사'로 분류된다.

다른 금융권 공공기관장도 물갈이 인사의 사정권에 들 수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5일 임기 1년을 넘기고 물러났듯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상당수가 자신의 거취를 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강하다.

특히 신 내정자와 최수현 신임 금감원장으로 금융당국의 '라인업'이 갖춰진 만큼 신 내정자가 취임하면 나머지 공공기관장의 교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장 신 내정자(행정고시 24회)보다 행시 선배이거나 동기인 관료 출신 금융기관장의 '용퇴'가 거론될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인사로는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9회),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16회), 윤용로 외환은행장(21회), 김용환 수출입은행장(23회),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24회) 등이 있다.

다만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이 사퇴 압박을 받는 게 온당하냐는 지적이 있다. 민간 금융회사의 경우 '관치(官治) 인사'의 논란과 더불어 '낙하산 인사'가 재연될 수 있다.

신 내정자는 정무직 고위 공무원이 금융기관장에 취임하는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이 지적하자 "결코 좋은 모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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