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업체들은 하반기 내내 지속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의 흐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화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수출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야기하기 때문에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우리와 수출제품의 경합관계가 치열한 일본의 엔화는 가파른 절하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해외시장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더욱 높아만 가고 있다.

수출기업들이 느끼고 있는 위기의식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수치를 살펴보자. 지난 1월의 원·달러 평균환율은 1083원, 엔·달러 환율은 91엔으로 2011년 말 대비 각각 원·달러 환율은 6%가 하락한 반면, 엔·달러 환율은 17%가 상승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수출 100대 품목(2012년)과 일본의 100대 품목은 50%이상 겹쳐질 정도로 경쟁관계가 심하다.

최근 2, 3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는 등 원고엔저 현상이 잠시 주춤하고 있는 와중이라 혹시라도 마음을 놓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 생각을 위기상황으로 다시 돌려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원고엔저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잡아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고엔저 추세가 장기화되고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이 힘들어져갈 것이 예상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향후 수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단기적인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해소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환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외화예금이나 외화대출, 파생상품의 이용 등이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또 유리할 것이다. 시중 금융권보다 다소 유리한 환율을 적용받는 것은 물론, 증거금의 예치도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무역협회에서 중소 수출기업들에는 한해 100만 원까지 보험료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환율변동이 걱정되는 수출 중소기업이라면 환변동보험을 활용함으로써 1석3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환변동보험의 목적은 투기가 아닌 해외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수익을 고정하는데 있으며 따라서 환율변화에 따른 예기치 않은 손실은 보전되겠지만 반대로 추가 이익 역시 환수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장기적인 원고엔저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그래도 R&D, 제품개발, 생산성 향상, FTA를 활용한 원가절감 등 기업 고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뿐이다. 어렵겠지만 수출 중소기업, 조금만 더 힘내라!

홍상수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 수출지원 담당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