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소재 세현인터내셔널 오현정 대표가 현재 생산 중인 친환경 유아교구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스펀지업체 경영 부친 작고
- 서른에 회사 맡아 좌충우돌
- 특기 접목 완구 신제품 개발
- 최근 카페·놀이터 시공하며
- 지난해 매출액 40억 원 육박

"이제 좌충우돌하던 시기는 지났죠. 지금은 숨고르기를 하며 제2의 도약을 위한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퍼니존'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유아놀이교구 및 시설을 생산하고 있는 (주)세현인터내셔널(경남 김해시)의 오현정(42) 대표는 서른 살의 나이에 엉겁결에 경영에 뛰어든 지 올해로 벌써 15년차에 접어든 만큼 세현인터내셔널을 완벽한 자신의 사업체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진행하고 있다.

오 대표가 사업경영에 뛰어들었던 때는 1999년. 1979년 폴리우레탄폼(스펀지)을 생산해 자동차와 가구회사 등에 납품하는 업체인 천경산업을 설립한 부친이 갑자기 작고하면서부터다.

당시 서울의 인테리어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오 대표는 제대로 경영수업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를 물려받을 수밖에 없었다. 오 대표는 "워낙 갑작스러운 일인데다가 서른 살의 나이에 경영의 '경'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어려운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며 "철부지처럼 좌충우돌하며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경영을 해나가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오 대표는 디자인을 전공한 자신의 특기를 살려 새로운 사업 아이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가 물려주신 폴리우레탄폼(스폰지)을 기본으로 한 유아용 놀이 및 교구였다. 그는 "아버지의 회사였지만 저는 잘 알지 못했던 분야인데다 납품업체로서의 고충도 컸다"며 "그러던 차에 어릴 때부터 갖고 놀던 폴리우레탄폼에 저의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2000년 제품개발에 나서 2년여 만인 2002년 드디어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이후 서울 경기 등 국내뿐 아니라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수출로까지 이어지면서 2008년부터는 그동안 해오던 자동차회사 납품을 중단하고 '퍼니존'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 경남 등 지역에서 '퍼니존'은 다소 생소한 편. 그나마 2011년 부산 센텀시티에 문을 연 한샘플래그샵에 입점하면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오 대표는 "아이들이 24시간 접촉하는 제품이다. 친환경 무독성 내·외장재에 방염 등의 처리까지 해야해 가격이 꽤 높은 편이었다"며 "이 때문에 상품출시 초반부터 구매수요가 있는 수도권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시장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베이비 카페인 '베이비베이비'와 놀이터 시공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지역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베이비베이비는 창원진해점을 비롯해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4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 계획이다. 또 병원이나 음식점 등은 물론 집안 내 놀이터 시공도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40억 원에 육박했다. 매출이 늘면서 김해에 있는 공장시설로는 한계가 있어 해외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용 쇼핑몰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오 대표는 "아직도 구상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과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많이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토털디자인 전문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