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골든위크 관광객 30% 줄고
- 마린시티 부동산 투자도 끊겨
'엔저 쇼크'로 자동차, 농수산물 등 지역 주력품목의 수출 감소, 일본 관광객 급감, 일본인의 투자 감소 등 지역경제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엔저 기조가 지난해 연말부터 장기화하면서 악영향이 수출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며 지역경제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부는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철강관 및 철강선(-10.2%), 어류(-24.3%), 자동차부품(-17.1%), 수산가공품(-37.7%) 등 지역 기업들의 대일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15% 감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지역 우수 동력전달장치 업체로 '5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나라코퍼레이션'은 엔저 여파로 일본 수출 채산성이 감소했다. 나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대일 수출물량은 지난해와 같지만 엔저로 전년 대비 수출 채산성이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엔저로 앉아서 20% 안팎의 채산성 악화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공산품뿐 아니라 파프리카와 화훼류 등 농산물의 일본 수출길도 막혔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엔저 현상이 가속화된 올해 1분기(1~3월) 대일본 농림수산식품 수출은 전국적으로 전년 동기(5억6290만 달러) 대비 12.4% 감소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의 주력 수출품인 화훼류와 파프리카 수출 채산성 악화로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경남도 분석 결과 올해와 지난해 1분기 대비 1000엔당 원화는 256원, 달러는 1달러당 48원이 각각 하락해 17.7%와 4.2%의 환차손을 기록했다. 파프리카의 경우 올 1분기 대일 수출물량은 2937t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892t에 비해 소폭(1.5%) 증가했다. 하지만 ㎏당 수출단가는 6150원으로 전년도 6687원에 비해 537원(8.03%) 줄었다. 장미 수출량도 절반가량 줄어드는 등 농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관광, 부동산에도 엔저 불똥이 튀고 있다.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 위크(지난 27일~5월 6일)'를 맞아 지역을 찾는 일본인들이 30%가량 감소했다. 또 부산 기업에 투자하거나 부동산을 구매하던 일본인의 발길이 뚝 끊겼다. 마린시티 아라트리움은 지난해 일본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와 아파트 실계약을 체결했지만 올해는 문의조차 사라졌다.
엔저 공습은 일본 정부 차원의 양적완화가 이어지고 있어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산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지난 26일 아시아외환시장에서 장중 99.34엔을 기록하는 등 올 상반기에 100엔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엔저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2분기에 더욱 고통스럽게 다가올 것"이라며 "기업들이 수출 다변화 등 경쟁력을 기르는 것과 함께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