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기일이 된 연금저축상품 가입자 중 절반 가량이 연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4월 말 기준 지급기일이 된 연금저축상품 33만 건(적립금 4조7000억 원) 가운데 연금지급이 개시되지 않은 미수령 계좌가 44.8%인 14만8000건(적립금 5323억 원)으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연금저축상품은 1994~2000년 판매된 옛 개인연금(개인연금저축)과 2001년부터 판매된 새 개인연금(연금저축)으로 구분되는데, 옛 개인연금은 가입시 연금지급 조건을 사전에 지정하고 새 개인연금은 연금수령가능시점에 도달하면 연금지급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옛 개인연금(납입기간 10년· 만 55세 이후) 미수령 계좌는 14만2000건(적립금 4641억 원)이며 적립금 중 연금을 수령할 수 있지만 아직 받아가지 않은 연금액은 1537억 원이다. 신 개인연금(납입기간 5년 이상· 만 55세 이후)의 미수령 계좌는 5543건(적립금 682억 원)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금감원은 앞으로 만기 도래가 증가하면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적립금 규모별로는 전체 미수령 계좌 중 120만 원 미만의 소액 계좌가 12만 건(80.9%)으로 대부분이었다. 은행의 옛 개인연금 상품 중 적립기간 만료일 현재 120만 원 미만의 소액계좌는 이자소득세를 내고 일시금으로 찾아갈 수 있다. 적립금 1000만 원 이상 계좌도 1만8000건(12.4%)이었다.

이처럼 연금저축 미수령 계좌가 발생하는 원인은 장기계약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가입자의 연락처가 변동되는 등 고객정보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입자와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연금수령 안내를 할 수 없는 계좌가 전체의 94%였다. 금감원은 각 금융사마다 연금 지급 대상자에게 미수령 계좌에 대해 안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