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시의 내년도 국비 예산 규모를 애초 시가 요구한 액수보다 1조 원 넘게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는 최근 2년간 감액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인 데다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의 주요 신규사업들도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아, 당장 내년부터 추진해야 할 박근혜정부의 부산지역 7대 공약사업이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3일 기획재정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시가 2014년 국비 확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에 신청한 사업 건수는 총 359개, 금액으로는 3조1230억 원이다. 하지만 이들 부처가 확정한 내년도 예산 반영 사업은 307건(2조1200억 원)으로 신청 금액 대비 32.1%, 사업 건수는 52개나 줄었다. 이 같은 감액률은 2012년 예산(-24.6%)과 2013년 예산(-24.9%) 확정 때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내려간 수치다.

부산시를 포함한 지방정부의 한 해 예산은 각 시·도가 정부 부처에 국비를 신청하면 해당 부처가 예산 반영액 등을 확정하고, 예산총괄 부처인 기재부가 3차례의 심의에서 사업 기대효과 등을 검토한 뒤 국비지원 규모를 최종 결정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3차 심의가 오는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시의 내년도 국비 예산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 2차 심의 때 핵심사업들에 대한 심사가 사실상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각 부처 예산 반영액의 변동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예산 반영이 안 된 52개 사업들이 대부분 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SOC 위주의 신규사업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산 미반영 신규사업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진입도로 개선(애초 국비확보 계획 2050억 원) ▷국립아트센터 건립(1700억 원) ▷부산~김해경전철 운영 지원(2033년까지 1조8000억 원) ▷서낙동강 하천 정비사업(760억 원) 등이다. 특히 '지방공약 가계부'에 포함된 국제영상콘텐츠밸리 조성 사업 역시 내년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규사업들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쳐야 구체적인 사업 기대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산외곽 순환고속도로 건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사업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건설 ▷북항재개발 사업 등 예산 반영이 확정된 주요 사업들도 대부분 감액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시 관계자는 "기재부 심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요 사업의 예산이 축소되거나 반영되지 않으면 사업 지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국비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은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 목표액을 45개 사업, 3조9479억 원으로 정했으나 7000여억 원이 삭감된 3조2000억 원가량 잠정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청액의 8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