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9일부터 원전사고가 났던 일본 후쿠시마와 주변 7개 현에서 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6일 당정회의를 거쳐 이 같은 특별조치를 결정했다. 세간의 '방사능 공포'를 '괴담'으로 치부하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떠밀려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이 '식탁 불안'을 해소할지 주목된다.

우선 특별조치로 후쿠시마와 주변 7개 현의 수산물은 방사능 오염과 관계없이 국내 유통이 전면 금지된다. 대상지역은 후쿠시마를 비롯해 이바라키·군마·미야기·이와테·도치기·치바·아오모리 현이다. 정부는 태평양 해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이들 8개 현의 방사능 오염 위험도가 높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수입 품목 수는 209개이며, 어종으로 하면 74종이다. 지금까지는 이 지역의 50개 수산물에 대해서만 수입을 금지해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에서 수입된 수산물의 전체 양은 4만 t 정도로 8개 현에서 수입된 수산물은 5000t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일본산 수산물 가운데 12%의 수산물 수입이 중단된다.

정부는 또 8개 현 이외 지역의 수산물이나 축산물에서도 요오드나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스트론튬 및 플루토늄 등 기타 핵종에 대한 비오염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는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된 수산물 수입을 원천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기준도 세슘기준으로 370Bq/㎏에서 일본산 식품 적용기준인 100Bq/kg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다만 정부는 기존에 수입돼 유통 중인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별도의 조치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최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상황 등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일본 정부에 거듭 요구했다.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외교부가 외교경로를 통해 일본 측에 이런 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며 "일본 방사성 물질 유출 상황에 불확실성이 있다. 안전이 최우선이어서 일단 임시적으로 특별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문제에 관한 정보를 한국 정부에 제공하고 있다"며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을 두고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