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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사흘 앞둔 16일 자갈치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단대목을 맞은 전통시장에도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어져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추석 대목에도 손님 발길 뚝
- 상인들 "일본산 없다" 호소
- 수산물 매출 급감에 긴 한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사태로 촉발된 수산물 불안 심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뒤늦은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와 주변 7개 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허남식 부산시장과 국회의원 등 민심 달래기용 수산물 시식 체험 이벤트는 '당연히' 효과가 없었다.
제수용 생선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 상인들은 긴 한숨만 내쉬고 있다. 상인들은 '결백'을 항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16일 오전 중구 자갈치시장은 추석을 사흘 앞둔 단대목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추석이나 설을 앞두고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산은 없다고 해도 도무지 믿지를 않아. 제사상에 올릴 생선도 딱 3마리만 사가. 젊은 주부들은 얼마나 까탈스럽게 구는지 몰라." 상인들은 정부의 늑장 대처와 애궂은 매스컴의 보도만 질타할 뿐이었다.
자갈치 시장에서 대를 이어 40년째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단골손님 덕분에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그는 "연세가 많은 단골 손님들은 그렇게까지 (방사능 사태를)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 생선은 반짝 수요가 있지만, 추석이 끝나면 다시 수산물 소비가 급감할 것"고 말했다. 이 상인은 지금보다 추석 이후를 더 걱정했다.
부전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부전시장은 제수용품을 마련하기 위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많았지만, 수산물 가게만은 활기가 없었다.
한 상인은 "지난 설에 비하면 절반도 안 나간다. 자식들이 생선 많이 사지 말라고 해서 장보러 나온 부모들이 딱 필요한 것 몇 마리만 사간다"면서 "어떤 집은 제사만 지내고 안 먹고 버릴 거라면서 씨알이 작은 것만 골라 찾는다"고 말했다.
제수용품 장만을 위해 시장을 찾은 박모(여·52) 씨는 "불안하기는 하지만 제사는 지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올해는 조기만 몇 마리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추석을 앞두고 조기 등 일부 제수용 생선만 판매가 늘고 있을 뿐 전체적으로 생선 매출은 저조한 편이다. A마트의 경우, 이달 들어 수산물 전체 판매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등어와 갈치 등 생선 판매는 6.6% 줄었다. 또 굴비나 갈치 등 선물세트도 전년 대비 10% 정도 빠졌다. 다만, 제수용 생선인 조기는 120% 가까운 반짝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로 일부 제수용 생선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자갈치시장의 한 상인은 "일본에서 공급이 많던 도미가 수입금지 조치로 인해 가격이 배 이상 폭등하고 있다. 한 마리 위판가가 6만 원을 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