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부산항 감만부두 운영사 통합 주주 협약 조인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옥현 세방 대표, 김영민 한진해운 대표, 손재학 해양수산부 차관, 정표화 인터지스 대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경쟁 줄여 경영여건 안정화
- 내년 북항부두 대통합 작업

부산항 감만부두의 세 운영사가 올해 안에 한 회사로 통합된다. 신항 개장 이후 날로 쇠락하는 북항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 중인 운영사 통합이 첫걸음을 떼면서 앞으로 감만-신선대-신감만부두로 이어지는 대통합이 성사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세방, 인터지스, 한진해운 등 감만부두 3개 운영사는 2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통합 운영회사 설립을 위한 주주협약서를 체결했다.

운영사 통합은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지난해 초부터 수차례 추진됐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부두 생산성 제고와 항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만이 살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결국 결실을 보았다. 감만부두 운영사들은 이번 통합이 부두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하역료 인하 경쟁 등 불필요한 경쟁을 줄여 경영 여건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BPA와 감만부두 운영사들은 통합의 핵심 쟁점이었던 임대료 문제를 매듭지었다. 양측은 ▷1년간 부두 임대료 15% 감면 ▷1년간 임대료 15% 납부 유예 ▷3개 운영사 3개 선석 통합 등에 합의했다. 양측은 1년 후 임대료 감면과 유예율은 용역을 통해 다시 정하기로 했다.

BPA는 부두 통합운영을 위해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의 자구노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통합 운영사가 조기에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시설 개량과 임대료 감면 및 유예 등 지원을 할 방침이다.

BPA는 또 감만부두 운영사 통합이 마무리된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선대부두와 신감만부두 등 나머지 북항부두와의 대통합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BPA 관계자는 "신선대부두부터 먼저 통합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예상보다 빨리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200억 원대의 임대료를 체납하고 있는 신선대부두는 통합에 앞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BPA 측은 임대료 인하는 통합 운영사에만 적용되는 만큼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김창균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기획과장은 "부두운영사가 많고 운영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사 통합은 항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감만부두 운영사 통합을 시작으로 북항 부두 운영사의 통합도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