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펀드 개인 비중도 추락
- CMA 등 대기 단기자금 쌓여

동양그룹 사태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면서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들의 투자 심리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모 펀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9일 현재 14조968억 원으로 2010년 12월 30일(14조685억 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고객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돈이다.

올해 들어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7조∼18조 원대를 유지하던 투자자 예탁금은 9월 말 동양그룹 사태를 기점으로 급감하기 시작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6일 19조4511억 원에서 10월 17일 15조4577억 원으로 한 달 만에 3조9934억 원 줄어들었고, 이달 들어서는 14조 원대까지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자 개인들이 차익 실현을 하면서 주식계좌뿐 아니라 펀드에서도 꾸준히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전체 공모 펀드 판매 잔고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월 말 현재 57.11%(101조6863억 원)로, 지난해 말 60.0%(106조1075억 원)에서 2.89%포인트 감소했다. '펀드 열풍'이 한창이던 2008년 9월 말(82.41%)보다는 무려 25.30%포인트 줄었다. 투자자 예탁금 등이 급감하고 있지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증시 투자를 위해 대기 중인 단기자금은 쌓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CMA 잔고는 동양 사태 여파로 지난달 2일 40조5634억 원으로 단기간 3조 원 가까이 줄었다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흐름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이 낮고 손실위험이 큰 주식 직접투자 보다 덜 위험한 투자자산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자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져 증시에서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동양사태에 이어 미국 양적완화 변수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이 낮고 손실위험이 큰 주식 직접투자보다 덜 위험한 투자자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