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품 1~2만원에서 세트 15만원대 고가

- 향토기업 옥스포드
- 저렴한 '통큰 블럭 무적함대' '장군 시리즈'로 도전장

완구 수요가 많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블록완구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완구업체인 레고와 향토기업인 옥스포드(부산시 사하구 신평동)와의 한판 대결이다.

18일 이마트에 따르면 매년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이던 유아완구는 지난해부터 역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블록완구는 지난해 90%의 고신장에 이어 올해도 24.8% 신장률로 완구 제품군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레고, 콘텐츠로 블록완구시장 선점

	레고 '키마시리즈'

자사 브랜드인 '레고'를 블록완구라는 의미로 보통명사화 시킬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레고는 지난해 닌자고 시리즈에 이어 올해는 키마 시리즈와 프렌즈 시리즈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주부 김모(41) 씨는 요즘 레고 때문에 고민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8살 난 큰 아들이 키마 시리즈를 선물로 받고 싶다고 산타 클로스에게 편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6살난 딸도 덩달아 프렌즈 시리즈 노래를 부르고 있다.

김 씨의 고민은 레고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레고는 어린이 날과 크리스마스 때 가장 인기있는 선물이지만, 부모들의 등골을 빼는 어린이용 '등골 브레이커'이기도 하다. 단품은 1만 원 중반대에서 2만 원 중반대, 세트의 경우에는 15만 원 중반대까지 나간다.

김 씨는 "지난해에는 닌자고 시리즈를 구입하느라 수십만 원을 지출했는데, 해가 바뀌니까 키마 시리즈가 등장했다"면서 "레고가 밉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레고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치밀한 마케팅 전략의 결과물이다.

올해 인기를 끌고 있는 키마 시리즈와 프렌즈 시리즈는 모두 케이블 TV와 인터넷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과거에는 완구업체들이 인기를 모은 애니메이션에 모델로 삼아 사후에 캐릭터 상품을 내놓는 대응을 했다면, 레고는 콘텐츠와 블럭 완구를 함께 가져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닌자고 시리즈다. 레고는 레고 인형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닌자고라는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어 방영하며 어린이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올해 히트 상품인 키마 시리즈와 프렌즈 시리즈 역시 에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했다.

■옥스포드, '통큰 블록'으로 도전장

	옥스포드 '이순신 장군 시리즈'

옥스포드는 롯데마트와의 6개월에 걸친 협업을 통해 19일부터 전국 28개 토이저러스 및 롯데마트 전점에서 '통큰 블록 무적함대'를 출시한다. 720조각에 완제품 높이가 57㎝에 달하는 이번 제품은 레고 제품보다 50%가량 저렴한 4만9000원에 선보인다.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롯데마트의 '통큰 블록' 시리즈의 5번째 상품으로, 처음으로 선보이는 6세 이상 아동용 키즈 블록(작은 블록)이다. 통큰 블록 시리즈는 지금까지 유아용으로 제작된 조각이 큰 토들러 블록이 주류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키즈 블록을 출시하며 레고에 도전장을 던졌다.

통큰 블록 시리즈는 2011년 출시 후 지금까지 12만여개, 35억 원가량 판매되며 블록 완구 시장에서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로 실속형 소비자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옥스포드는 이번 통큰 블럭 외에도 자체적으로 '장군 시리즈'를 출시하며 레고가 주도하고 있는 블록완구의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레고가 할 수 없는 우리나라 정서를 담은 역사 스토리텔링을 테마로 삼아 꼬마 고객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첫 번째 시리즈는 이순신 장군이 메인 캐릭터다.

박안일 옥스포드 기획실장은 "레고같은 대기업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는 어렵다. 또 유명 캐릭터의 라이센스 비용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옥스포드의 블록완구 제품은 고가의 레고에 비해 가격적인 부분에서 비교 우위가 있고, 제품의 퀄리티 측면에서도 떨어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19일부터 25일까지 전국 28개 토이저러스 매장 및 롯데마트 전점 완구매장에서 '대한민국 완구 박람회'를 진행해 500여개의 다양한 선물용 인기 완구를 최대 5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