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준공식을 갖는 남극 테라노바만의 장보고과학기지. 장보고기지는 남극 킹조지섬에 있는 세종과학기지와는 부산~서울의 10배가 넘는 4500㎞ 떨어져 있다. 극지연구소 제공

- 개척 중인 북극항로 시작점

- 극지 연구·산업·문화 투자로
- 무한 가능성 부산이 선점을

남극과 북극 이른바 극지가 부산을 향해 미소 짓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식을 오는 12일 연다고 5일 밝혔다. 남극은 중국과 인도 면적을 합친 크기로, 지하자원은 물론 수산자원의 보고다. 남극 제1 기지인 세종기지와 장보고기지 간 직선거리만 해도 4500㎞로 서울~부산의 10배가 넘는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해 9월 북극항로 시범운항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두 사업에는 부산 사람과 기업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에는 한국해양대 남청도 교수가 전문가로 동승했고,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에는 부산에 본사를 둔 남경엔지니어링토건의 직원 40여 명이 시공사 현대건설의 하청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이 업체는 남극 세종기지 부두를 건설했다. 아울러 극지 항해에 필수적인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도 부산에 있는 한진중공업이 건조했다.

북극항로가 열리고 남극 탐험이 본격화하면서 부산은 더는 변방이 아니다. 남극전문가인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토건 대표는 5일 "세계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부산은 변방이 아니라 대양을 향해 뻗어 나가는 북극과 남극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남청도 교수는 "북극항로가 상용화하면 부산항은 경로상 항로의 출발지여서 선용품 및 유류 공급을 통해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허브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이 같은 세계사적 흐름을 살려 부산을 극지 연구와 산업의 허브로 키워 부산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로 이전하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극지정책연구센터(본지 지난해 12월 30일 자 17면 보도)가 신설돼 힘을 보태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도 지난달 23일 부산발전연구원에 북극연구센터를 개소했다.

그뿐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극지를 체험하고 교육하게 할 극지체험관을 부산에 조성할 필요가 있다. 방한복을 입고 체험관에 들어서면 극지의 혹한과 눈폭풍(블리자드)을 느끼고 빙하도 만지며 극지 동식물을 볼 수 있게 하자는 구상이다. 극지체험관을 전국적인 체험교육 명소로 키워 이곳에서 탐험정신과 모험심을 기른 학생들이 어른이 돼서 극지 개발의 주역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해양수산부 오상준 정옥재, 생활레저부 조민희, 사진부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