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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만이 살 길이다 <5> 카나

화장품의 '빨간 화장발' 중국·동남아서 먹혔다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4-10-21 18:57:0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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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산 수영구 민락동 디앤아이커뮤니케이션에서 (주)카나 이승훈(왼쪽) 대표와 디앤아이커뮤니케이션 박이문 대표가 제품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100% 물에 녹는 진주분말 이용
- 미백·보습 기능 탁월 제품 개발

- 중국·동남아 소비자들 취향 맞춰
- 붉은 바탕색에 화려한 문양으로
- 포장지 등 새롭게 디자인 바꾸니
- 수출주문 쇄도, 1년새 매출 4배↑
- 조만간 국내시장에도 출시 예정

"제품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장품은 브랜드만 믿고 사는 경향이 강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어요. 제품 디자인을 바꿨더니 매출이 급속하게 올랐습니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있는 수출용 여성화장품 업체인 (주)카나는 2012년 10월 설립된 1인 기업이다. 현재 미얀마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제품 전량을 수출한다. 카나는 지난해 물에 100% 녹는 진주 분말을 이용한 화장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미백과 보습기능이 월등한 '카나 358시리즈'를 출시했다.

진주는 '바르는 보톡스'라고 불리는 '콘키올린 펩타이드'가 들어 있어 미백과 노화방지, 주름 제거에 효과적이며 피부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게다가 카나의 358시리즈는 일반 정제수를 사용하지 않고 각종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Ultra Pure Water)를 사용해 피부 자극을 줄였다. 올인원세럼 안티에이징 비비크림 등으로 구성된 358시리즈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렸지만, 지난해 매출은 550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카나 이승훈(38) 대표는 "제품은 '수박'이지만 겉이 '호박'이었던 셈"이라며 "수박을 더욱 맛있어 보이는 수박으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의 중요성에 눈을 뜬 순간"이라고 말했다. 카나는 지난해 부산디자인센터가 지원하는 '신상품개발 디자인지원사업'에 선정돼 디자인기업 디앤아이커뮤니케이션과 제품 디자인 개선에 돌입했다.

카나와 디앤아이커뮤니케이션은 현지 시장조사와 현지 바이어의 조언을 토대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 바탕에 동남아 지역 소비자가 선호하는 화려한 문양의 디자인을 메인 콘셉트로 삼았다. 거기에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지의 사정을 반영해 제품 설명 등을 한글로 그대로 넣는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이 대표는 "수출용 제품이지만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심플한 디자인이 문제였다"며 "수출국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적절하게 섞은 새로운 디자인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카나는 디자인 개선을 통해 미흡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해 수출국에 안정적 시장진입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카나는 현재 중국 상하이와 하얼빈 도매상에 3000만 원 상당의 테스트 물량을 보냈고, 중국 현지 까르푸에 납품할 계획이다. 앞으로 중국 테스코와 왓슨스 납품을 위한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13년 5500만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올 상반기에만 1억5000만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또 베트남과 5만 달러, 미얀마와 3만 달러 등 계약이 이어지면서 올해 2억5000만 원의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카나는 해외시장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내를 방문하는 큰손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대상으로 사업확장에 나선다. 올해 제주도 면세점 2곳에 입점할 예정이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의 'HIT500' 사업에도 도전해 국내 소비자와도 만날 계획이다.

카나는 제품군을 다양화해 내년 매출을 5억 원까지 올리는 게 목표다. 20대를 타깃으로 한 '큐티엘(Cute-el) 시리즈', 달팽이의 뮤신 성분을 이용한 '카나 디펜스 에이지 크림', 그리고 식물성 줄기세포를 이용한 '에벤스템 시리즈' 등 신제품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제품과 해외 판로 개척, 그리고 디자인 개발을 통한 제품 인지도를 구축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화장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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