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한 벤처업체가 지인에게 간단하게 현금을 보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해 다음카카오의 유사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에 도전장을 내민다.

벤처업체 비바리퍼블리카는 18일 지인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이 담긴 앱 '토스'(toss)를 내달 초에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토스는 자신의 계좌를 미리 등록해놓으면 스마트폰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들에게 빠르고 쉽게 현금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카카오가 지난 11일 시작한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와 유사하다.

하루 송금 한도액은 30만원, 송금에 걸리는 시간도 5초∼10초로 비슷하다.

하지만 상대의 계좌번호로 바로 현금을 보낼 수 있고 송금된 돈은 실시간으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뱅크카카오월렛보다 실용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수신인은 토스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문자메시지에 링크된 주소(URL)을 클릭해 입금된 돈을 받을 수 있다.

수수료가 전혀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뱅크월렛카카오는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수수료를 유료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URL이 포함된 스미싱 문자가 기승을 부리는 등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악산(Arxan)이라는 외국업체의 보안 솔루션을 도입해 해결했다.

수신인에게 전송된 문자를 해커가 가로채더라도 해당 은행에 수신인과 똑같은 이름의 차명계좌가 없다면 입금받을 수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제휴 협약을 맺은 은행은 아직 시중은행 3개에 불과하지만 차차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수신자의 계좌는 어느 은행이든 상관없다.

이승건(32)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앱 개발에는 1주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보안 문제 해결과 은행권과 제휴를 맺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며 "특히 금융권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네트워크도 없어 고생해 최근 금융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말했다.

비바퍼블리카는 앞서 다보트(투표 앱), 울라불라(초음파 통신 SNS 앱) 등 당시로써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연달아 내놨지만 '공룡업체'의 유사 서비스에 막혀 실패를 거듭했다. '다보트 for 카카오'는 출시와 함께 카카오톡의 투표기능 업그레이드로 '사장'됐고, 울라불라는 페이스북이 유사한 '태그 기능'을 내놓으면서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이 대표는 토스 앱의 성공을 기반으로 비바리퍼블리카를 국내 1호 '인터넷 은행'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아직 관련 규제들이 산더미 같지만 금융 기술에 대한 당국의 시야도 넓어지는 만큼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라는 판단이다. 일본과 미국에는 이미 인터넷은행 업체가수십 개씩 영업 중이다.

이 대표는 "금융업계는 물론 금융당국도 아직 핀텍(fintech)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국내 법제도도 금융 스타트업에의 국내 자본 투자를 사실상 막고 있어 애로사항이 많다"면서도 "향후 지급결제와 대출은 물론 신용인증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인터넷 은행으로 거듭나려 한다"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임직원은 모두 9명. 서울대, 카이스트, 네이버, 삼성전자 출신들로 면면이 화려하다.

이 대표는 서울대 치과대학을 나왔고 미국 치과의사면허증까지 땄지만 돌연 창업의 길로 들어서 2011년 이 회사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편하게 사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을 찾아 '액티브'하게 살고 싶었다"면서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기업이라고 생각해 창업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