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련 "기업활동 위축 우려"

- 대만 등 경쟁국보다 세율 높아

- 업체들 해외 이전 부채질 우려

# 경제시민단체 "엄살떨지 마라"

- 순이익이 났을 때만 세금 부과

- 과세형평성 고려 인상 불가피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정치권의 법인세 인상 논의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활동 위축 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경제시민단체는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대기업에 대한 증세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며 인상 도입을 촉구했다.

전경련은 악화된 기업실적과 대기업에 대한 공제감면 축소 등을 고려할 때 섣부른 법인세 인상 논의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0일 추가 세수를 마련하려면 부자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며 현재 22%로 규정된 법인세율을 25%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기업에 감면해준 법인세를 원래 수준으로 환원한 뒤 이를 복지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올 상반기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 ▷대만(17%)과 싱가포르(17%) 등 아시아 경쟁국보다 높은 한국의 법인세율 ▷법인세 인상에 따른 한국 기업의 해외 이전 우려 등을 이유로 인상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홍성일 금융조세팀장은 "2000년대 이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평균 법인세율이 7.2%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한국은 6%포인트 내려가는 데 그쳤다"며 "법인세 인상을 통한 세수확보는 세계적인 추세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시민단체는 기업의 순이익이 발생했을 때에만 이익 일부분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인세의 성격상 전경련의 '기업활동 위축'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유찬(홍익대 교수)  부위원장은 "현행 법인세율은 22% 수준이지만 실효세율은 1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며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세청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입금액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12.3%로 현행 법인세율보다 10%포인트 정도 낮았다. 실효세율은 각종 공제와 면세 금액을 빼고 기업이 실제로 낸 세금의 비율을 말한다. 더욱이 전경련이 이날 대만과 싱가포르를 예로 들며 "한국의 법인세율이 아시아 경쟁국보다 높다"고 밝힌 점도 논란을 낳고 있다.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국(25%)과 일본(25.5%)의 법인세율은 오히려 우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은 "재계의 법인세 인상 중단 주장은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정부 역시 대기업 입장만 대변한 채 법인세 인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