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동래구 사직동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할인 이벤트를 알리는 문구를 내걸고 영업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지난해 4분기 가계통신비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단통법 효과가 반영된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불과 1개 분기의 통신비 하락을 두고 단통법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15일 통계청의 '201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통신비는 14만8422원으로 전기 대비 1.8%, 전년 동분기 대비 4.1% 줄어들었다. 가계통신비는 2012년 2분기 이후 줄곧 15만 원대를 유지하는 추세로, 지난해 2분기에 이어 지난해 4분기에 두 번째로 가계통신비가 14만 원 대로 떨어진 것이다.

가계통신비 내역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구입 등에 따른 통신장비 지출액(2만1300원)은 전년 동기 대비 47.2% 늘었지만 통신서비스 지출(12만6800원)이 9.5% 감소하면서 전체 통신비 규모가 줄어들었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가계통신비 인하에 단통법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단통법 시행 이후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나는 등 통신소비 성향이 합리적으로 바뀐 게 큰 몫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통법이 적용된 지난해 10~12월 3만~5만 원대 중저가요금제 비중은 평균 84.6%로, 법 시행 전인 7~9월(66.1%)보다 18.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6만 원 대 이상 고가 요금제 비중은 같은 기간 33.9%에서 15.4%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1개 분기의 가계통신비가 감소했다고 해서 단통법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전반적으로 가계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이고, 단통법 시행 초기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서비스 지출만 봐도 전년 동기 대비로는 줄었지만 전분기인 3분기(12만6000원)보다는 소폭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첫 달인 10월 신규가입·번호이동 수치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시장이 크게 위축된 측면을 고려하면 통계상 단순 비교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