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국은 법인세율도 올려

재정건전성 악화로 증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도 소득세나 법인세 최고 세율 인상 등과 같은 방식으로 '부자 증세'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OECD 국가들의 세제개편 동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 사이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20개국이 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내린 나라는 뉴질랜드 등 3개국뿐이었다. 이 기간 OECD의 평균 소득세 최고세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1.9%포인트 높은 43.3%였다. 부가가치세율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1.5%포인트가 올랐다. 

법인세 세율에 손을 댄 나라도 적지 않았다. 2009년부터 2014년 사이에 8개국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렸다. 포르투갈과 아이슬란드가 각각 5%포인트로 인상 폭이 가장 컸다. 한국과 미국 등 14개국은 법인세율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영국과 일본 등 12개국은 법인세율을 내렸다. 이 때문에 OECD 국가들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9년 25.7%에서 2014년에는 25.3%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정부는 이런 점을 들어 야권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됐던 법인세율 인상이 국제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 국가의 경제상황이 다른 데다 이번 연말정산 논란에서 보듯 우리나라 조세 정책에 대한 납세자들의 불만이 큰 만큼 법인세율 인상 등을 포함한 적정 수준의 최고세율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가진 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세금을 덜 내고 있다고 납세자들이 느낀다면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다양한 관점에서 이런 박탈감을 덜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