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계열의 저축은행 20곳이 대출자의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30%대의 고금리를 일괄 적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은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도 연 20% 이상의 고금리 장사를 했다. '서민금융 지원'에 주력해야 할 저축은행 업계가 사실상 고리 대부업을 영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대부업체가 인수한 저축은행 2곳(웰컴, OK)과 각각의 계열 대부업체 9곳, 개인·대학생 신용대출이 많은 33곳 등 총 44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영업행위 점검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중 대부업 계열의 저축은행을 포함한 20개사가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평균 30%대로 운영했다. 가중평균 금리도 24.3~34.5% 수준이었다.

KB와 신한 등 금융지주계열 5개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금리(15.3~18.6%)도 높은 편이지만 대부업 계열의 저축은행은 이보다 배 이상 높은 금리를 적용해 온 것이다. 특히 이들 20개사는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등화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신용대출의 경우 관련 대출 잔액이 100억 원 이상인 저축은행 10개사와 대출 관련 민원이 많은 저축은행 5개사 등 15개사의 가중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 기준 27.7%에 달했다. 취급 잔액은 2074억 원이었다.

특히 15개사 가운데 4개 저축은행은 소득확인이나 학자금 용도 사용 여부 등 일부 평가항목을 소홀히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