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관광객들이 해운대 해수욕장, 누리마루, 용궁사, 태종대, 자갈치시장 등 부산의 명소를 둘러보기 위해 관광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영세한 지역 여행업체들
- 가격 경쟁력 하락 '한숨'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 제공하는 부산시의 인센티브 예산이 올해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시·도가 관광산업진흥에 사활을 걸고 인센티브 예산을 확충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부산시는 팔짱만 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올해 인센티브 예산 8억 원을 투입해 분기별로 일반 여행사, 크루즈선 유치 여행사, 전세기 유치 여행사 등에 지급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시는 2013년 10억 원의 인센티브 예산을 투입했지만, 지난해에는 오히려 8억 원으로 2억 원을 삭감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중 예산이 모두 소진되면서 남은 예산을 업체별로 '비례 배분'했고, 4분기에는 한 푼의 인센티브도 지급하지 못해 업계의 반발을 샀다. 그런데도 시는 올해 인센티브 예산을 8억 원으로 동결해 또다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구시는 올해 인센티브 예산 12억 원을 투입하고 추경예산으로 12억 원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또 전세기 유치가 확대되면서 양양공항을 보유한 강원도가 37억 원, 무안공항이 있는 전남도 역시 13억40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세부적인 지원 조건에서도 대구는 앞서나가고 있다. 시는 올해 10인 이상의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부산의 숙박업체에 1박 이상 묵을 경우, 1인당 1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역업체는 분기별 30명 이상을 유치하면 1인당 2만 원을 지급한다. 반면 대구는 1박을 숙박하면 2만2000원, 2박 이상은 2만7000원의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한다. 이렇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들이 대구나 강원도를 우선 순위에 놓고 관광상품을 기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업계 관계자는 "부산의 여행업체 대부분이 영세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 인센티브가 상품가에 반영되는 구조"라며 "지난해처럼 예산이 소진돼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면 상품가에 반영한 부분은 손실이 될 수밖에 없어 업계는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부족한 부분은 추경예산에 반영하겠지만, 시 재정 사정으로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