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재개발지에 새롭게 문을 열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카페리 이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져 보강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3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새 여객터미널의 접안시설 바닥이 카페리 화물 하역 설비보다 30㎝가량 높게 조성돼 보완공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여객터미널 시설과 부두로 구성되며, 이중 기존 화물 처리용으로 사용됐던 3부두와 4부두를 연장·개량해 공용시설인 국제여객부두가 새롭게 조성됐다. 앞으로 3개 카페리 선사의 배 4척이 오는 7월부터 일본 서안과 부산을 오가며 부두를 이용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달 부산항만공사가 시험 접안계획에 따라 한·일 운항 카페리의 시험 접안을 실시하면서 발견됐다. 당시 승객 이동 점검 과정에서는 무리가 없었지만, 카페리 선사 3곳의 배 3척이 부두에 연결판을 내리고 수평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 지점은 부두 내 선박이 화물을 적재하고 하역하는 램프 5곳이다.

선사들은 "부두에 카페리 연결판을 내리고 차량이 화물을 실은 채 배와 부두를 오가기 때문에 바닥 높이가 중요하다"며 "몇몇 높이가 맞지 않은 카페리의 경우 새 터미널에 정박하고 하역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배와 부두 바닥 간 높이를 맞추려면 선박 균형수를 빼 30㎝가량 더 뜨도록 하면 된다"며 "하지만 이 경우 선박이 균형을 잃고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항만공사 측은 '월파 현상(파도가 방파제에 강하게 충돌해 넘어오는 현상)'을 대비해 부두 높이를 항만설계기준에 맞춰 설계 시공했다는 입장이다.

공사 측은 문제 지점의 높이를 30㎝가량 낮추는 보수공사를 다음 달 착수할 계획이다. 아울러 24일 오전 10시 새 터미널 5층에서 부산해양수산청, 선사, 항만공사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