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 일본인 1분기 급감추세
- 부산관광公 무비자입국추진

엔저 현상의 장기화로 부산관광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부산의 '메인 게스트' 일본인 관광객은 급감한 반면 '블루오션'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일본행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인천은 수년간 유커 특수를 누렸지만, 부산은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일본에 유커를 빼앗기는 상황에 직면했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8만5215명으로 전년 동기(11만663명) 대비 23%나 급감했다. 유커 역시 엔저로 일본 관광이라는 대체제가 급부상하면서 부산 방문율이 둔화되고 있다. 1분기 부산 방문 유커는 11만2430명으로 전년 동기(9만5122명)보다 15% 증가에 그쳤다. 반면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을 찾은 유커는 33만8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7% 증가했다. 지난 2월에도 방일 유커는 35만91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9.8% 늘어났다.

반일 감정으로 일본 관광을 꺼렸던 중국인들은 장기화된 엔저로 거리낌없이 일본을 찾고 있다. 중국의 소비와 해외관광의 중심축인 '바링허우(1980년대 생)' 세대의 자유분방함이 이 같은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엔저를 등에 업고 비자 발급 간소화와 면세 제도 완화에 나서면서 유커의 '쇼핑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일본은 시내면세점이 없어 쇼핑은 주로 한국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롯데면세점이 일본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에 시내 면세점 출점을 추진하고 있어 쇼핑 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부산과 일본이)지리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데다 쇼핑관광이라는 콘셉트도 유사하다. 엔저가 장기화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일·중 관광객 잡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엔저 앞에 속수무책이다. 시 관계자는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기항하도록 선사에 부산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엔저 등 구조적인 문제로 유커의 일본행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비자 제도를 도입한 제주도처럼 국제공항이 있는 부산과 서울 정도는 중국 관광객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것을 정부에 건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