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채권단의 긴축안을 거부한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로 유럽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조선업과 자동차 관련 동남권 상장사의 주요 증시지표가 급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은 불과 2거래일 만에 1조 원 넘게 감소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5대 조선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를 포함한 동남권 조선기자재(8개사) 및 자동차 부품(25개사) 관련 상장사 38곳의 시가총액은 지난 3일 24조8765억 원에서 이날 23조8427억 원으로 1조338억 원(4.16%)이나 감소했다. 유로그룹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요청을 거부하기 직전인 지난달 26일(24조8854억 원)과 비교하면 1조427억 원(4.19%)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1일(24조7996억 원)부터 26일까지 858억 원(0.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업종별로는 5대 조선사의 시총 하락폭이 4.53%(3일 17조8885억 원→6일 17조777억 원)로 가장 컸다. 조선기자재 8개 상장사는 3.74%, 자동차 관련 상장사는 3.13% 감소했다.

5대 조선사 중에서는 삼성중공업의 감소폭(-5.04%)이 가장 컸다. 현대중공업도 4.66%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38개 상장사의 총주가도 63만6620원에서 61만4830원으로 3.42%나 하락했다. 5대 조선사의 총 주가는 22만4760원에서 21만4680원으로 4.48% 내려갔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선 조선과 자동차를 이번 사태에 따른 최대 피해 업종으로 분류했다. 두 업종이 그리스에 대한 한국의 전체 수출 품목 중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경제진흥원 이상엽 선임연구위원은 "그리스 사태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의 주변국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중국 다음으로 규모가 많은 동남권의 대EU(유럽연합)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