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등 경제 관련 지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불안감에 안전자산 선호 커져
- 국내증시 영향 제한적 관측도

그리스 국민이 5일(현지시간) 압도적으로 채권단의 긴축 제안을 거부하는 선택을 하면서 국내 증시도 당분간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6일 코스피는 '그리스 악재'에 영향을 받으면서 전 거래일보다 50.48포인트(2.40%) 내린 2053.9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2012년 6월 4일( 2.80%)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17.25포인트(2.24%) 내린 752.01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한층 더 어려워진 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일시적으로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당초 그리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성과 반대가 박빙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막상 결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반대 의견(61.3%)이 찬성(38.7%)을 압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만큼 채권단과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실패로 끝나면 그리스는 전면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과 함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온 만큼 시장도 방향을 틀어서 갈 수 있다"면서 "엔화 강세, 유로화 약세 추세로 봤을 때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일정 부분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새로운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 데다 그리스가 국제 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상곤 하이투자증권 중앙지점장은 "과거의 경험상 이러한 사태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항상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해 왔다"면서 "그리스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해 온 제약·바이오 업종 등은 지금이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