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저겹쳐 작년 동기보다 악화
- 플랜트 부문 부실 반영 결과
- 대우조선 적자 1조 상회할 듯

동남권에 본사나 공장을 둔 주요 조선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악화하거나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들 조선사는 지난해 이미 3조60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본지 지난 3월 11일 자 3면 보도)을 기록했다. 따라서 2분기 실적 악화가 엔저 현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동남권 조선기자재 업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가 예상한 2분기 주요 조선사의 실적 전망치 중 적자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이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날 조선업계의 분석 등을 토대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적 암운(검은 그림자)이 예상된다"며 "올해 2분기 적자 폭이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 이미 1723억9700만 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실을 대거 반영한 데 따른 전망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양 부문에서 상당한 손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도 "대우조선해양이 공사하고도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경우(미청구공사)가 많아 2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유안타증권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2분기 실적도 뚜렷한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 상선 부문의 수주 약세와 저유가 장기화 우려 등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18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내렸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2조53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은 현대미포조선에 대해서도 "주력 선종인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주 부진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9만 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현대중공업의 신규 수주 부진으로 2017년까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며 "해양과 플랜트 사업부가 크게 부진해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수익성이 가장 높은 드릴십(drill ship)의 매출 감소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만9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낮췄다.

◇ 주요 조선사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구분 조정 내용 사유 대우조선해양 매수 → 보유 1조 원 이상 적자 전망  현대중공업 18만 원  → 16만 원 해양플랜트 부진 현대미포조선 9만 원  → 7만5000원 운반선 수요 부진 삼성중공업 1만9000원  → 1만7000원 드릴십 매출 감소 ※자료 : 각 증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