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의혹이 제기된 올 상반기 중 시중은행이 이 회사에 대한 대출을 발 빠르게 회수한 것과 달리 산업은행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이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우조선에 대한 농협의 신용공여액(대출+선수금환급보증 등)은 지난해 말 2조481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6407억 원으로 4000억 원 넘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에 대한 전체 신용공여액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6%에서 7.1%로 줄었다. 국민은행의 신용공여액 비중도 3.8%에서 3.6%로, 우리은행은 3.6%에서 2.4%로 줄었다. 하나은행(3.1%→2.5%)과 신한은행(2.6%→1.8%), 외환은행(1.1%→1.0%)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시중은행의 이런 조치는 대우조선에 대규모 부실이 숨겨져 있다는 루머가 시장에 돌면서 이뤄졌다. 반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같은 기간 2조338억 원(9.5%)에서 4조1066억 원(17.7%)으로 신용공여액을 배 이상 늘렸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을 적기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채무기업의 부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