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사상 최고인 24억 뷰를 달성했다.

그런데 싸이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노래 때문이 아니다. 강남스타일로 돈을 벌어 빌딩을 산 뒤 가난한 문화예술인을 내쫓는 악덕 건물주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가리지는 않기로 한다. 다만, 싸이가 매입한 건물이 최근 골목 걷기와 관련해 뜨고 있는 서울 이태원 한남동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입주했던 문화예술인이 내쫓기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또다른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선진 외국에서 유래된 '특정 현상'을 빗댄 용어다. 원도심의 활성화되지 못한 공간이 재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맞으면서 도심이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차료로 거주했던 저소득계층이 중산층 이상 계층의 도심 유입으로 밀려나가는 현상을 두고 나온 말이다. 도심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이곳에 살던 저소득 임차인이 쫓겨 나가는 현상으로만 차용되어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임차인이 아무런 보장 없이 내몰리는 나쁜 것이라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정비가 모색되어야 한다.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세를 탄 '꽃분이네'가 대표적이다. 부산시의 중재로 마무리됐지만 상가협의회 또는 임대인, 임차인 등이 공감할 수 있는 규약을 만들어야 한다. 임대료, 임대기간 또는 업종의 선택과 제한까지 두루 공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부산시 또는 관련 지자체는 조례 등을 제정해 관련 규약이 법적 효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100만 방문객을 넘긴 감천문화마을, 뒤이어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초량 이바구길, 영도 흰여울 마을 등 부산형 도시재생사업들이 제대로 활착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