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산 주택시장은 기록의 산실이었다. 많이 올랐고, 많이 공급되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던 상황에서 청약통장 가입자는 살 집을 구할 이유나 필요성과 상관없이 분양권 전매를 통해 불로소득을 얻기도 했다. 너도 나도 분양권 폭탄의 마지막 수요자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묻지마 청약'에 몰두 했다. 올해도 이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2015년 뜨거웠던 주택시장은 주택 공급 과잉, 대출심사 강화, 미국 금리인상 등의 악재를 이미 잉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 연구기관들 역시 올해 주택시장이 지난해보다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서울·수도권보다는 지역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시장의 조정 폭이 커지는 '상고하저'가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 포털에서 실시한 '2016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조사 대상자의 43.9%가 2016년 상반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동산 경기가 부정적일 것으로 답한 응답자들은 상반기 부동산 경기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주택 수요 대비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지속'(32.1%)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 경기불확실성 지속'(27.5%)을 꼽았다.

올해 부산지역의 주택시장 역시 '성장 속 위기'가 예상된다. 그 안에 2016년 부산 주택시장의 키워드가 숨어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에서 공급된 92개 단지 중 평균 10대 1 이상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인 단지들은 모두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 있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부산지역 분양시장의 열기는 여전하다. 그러나 그 여파 때문에 올해가 어쩌면 부산 주택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누군가는 분양권 전매로 재미를 봤을 수 있지만, 누군가는 분양권 폭탄의 마지막 피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피해자가 부산지역의 실수요자일 수 있으며, 가격 조정의 여파가 정부의 부채관리 강화와 맞물리면 상황은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낙관만 할 수 없는 부산 주택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서정렬·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