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강세현상 내년까지 전망

- 보수적·안전성 원하는 투자자
- 외화예금·달러 환매조건부채권

- 원금손실 감안 환차익 원할땐
- 달러 ELS·DLS 역외펀드 주목
- 분할매수·매도로 리스크 줄여야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경기 회복과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하면서 달러 투자 상품에 관한 관심이 높다. 코스피는 지난 16일 기준 1.5%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원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2.4%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6월 이후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신흥국 통화는 약세, 달러 강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 "올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근접할 수 있다", "달러화 강세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 선택

전문가들은 환차익 등 환율 변동을 활용하는 투자 상품을 추천한다. 달러 기반 상품 종류는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은행의 외화예금이나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이 적당하다. 외화를 은행에 예금하는 외화예금은 이자는 낮은 편이지만 가장 안전한 상품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환차익은 종합소득세와 금융종합과세가 면제된다. 5000만 원까지는 예금자 보호도 가능하다. 이 상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외화 보통예금과 약정 기간이 있는 외화 정기예금 등이 있으며 시중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더욱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는 달러 예금을 특판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갈아탈 수 있다. 모 증권사에서는 연 2% 수익률의 특판 달러 RP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공채 등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안전하면서 2% 수익까지 누릴 수 있다. 최소 1만 달러에서 최대 50만 달러까지 가입할 수 있다. 외화증권매매상품 계좌를 개설하고 예금된 달러를 은행에서 해당 증권사 계좌로 송금하면 된다.

위험을 감수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는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펀드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달러 ELS는 기존 ELS와 같은 방식이지만 달러로 투자하기 때문에 추가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 최근 ELS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만큼 외화예금, 달러 RP의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은 투자자라면 눈여겨 볼만하다.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DLS는 ELS와 마찬가지로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청약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연동되는 기초자산의 종류다. DLS 기초자산은 세계 각국의 환율, 금리에서부터 금 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역외펀드도 있다. 원화가 아닌 달러로 투자하는 펀드로 '블랙록글로벌자산배분펀드', '피델리티미국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안정적인 운용수익과 더불어 환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 올해부터는 세법 개정으로 신설된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를 이용하면 운용수익이 비과세이다.

■외환시장 변동성 유의해야

지난 19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7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234.4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 달러당 1199.1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달러 환율은 설 연휴를 앞둔 3일 11.9원 상승했다가 다음 날 17.2원 하락하는 등 큰 폭으로 요동쳤다. 연휴가 끝난 후 5거래일 동안 30원 가까이 올라 투자자로서는 상당히 혼란스럽다. 달러 환율의 하루 변동 폭(하루 중 고가·저가 차이의 평균)은 올 1월에 7.9원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컸고, 2월 변동 폭은 이보다 더 큰 평균 9.6원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달러 투자 자산의 리스크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환율은 변수가 많고, 방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이현동 서면지점장은 "요즘처럼 환율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에는 주식처럼 분할매수·매도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유학생 부모나 수출입 기업 등 정기적으로 달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특정 기간을 정해 놓고 꾸준히 달러를 나눠 사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급하게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3월이 지나갈 때까지 지켜보면서 기다리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환율 시장은 북핵 위험, 중국 시장 불안, 미국 금리 향방 등이 겹친 어지러운 상황인 만큼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될 향후 금리 향방이나 유럽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결정 여부 등 큼직한 변수들이 어느 방향으로 결정되는지를 본 후에 달러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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