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경기도 판교 핀테크 지원센터 설립 1주년 기념행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기념 떡을 자르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 부산에는 지원센터 없어
- BNK금융 생태계 조성 앞장
- '썸뱅크' 등 서비스 시작

'내 손안의 금융'이라는 표현은 이제는 진부하게 여겨질 정도로 금융과 IT(정보통신기술)를 결합한 핀테크는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었다. 스마트폰만 손에 쥐고 있으면 앱 카드로 결제할 수 있고, 모바일 뱅킹을 통한 송금을 할 수도 있다. 페이팔로 시작한 결제 서비스는 애플페이, 구글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온갖 종류의 '페이'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얼굴을 맞대지 않는 비대면 가상 거래가 가능한 인터넷 전문은행도 올해 출범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로보 어드바이저가 일반인의 자산관리를 맡아주는 날도 머지않았다. 얼마전 IBK 기업은행은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핀테크 지원센터, 핀테크 생태계 조성하다

경기도 판교에 있는 핀테크 지원센터는 지난달 30일 설립 1주년을 맞았다. 서로가 생소한 분야인 금융과 IT의 중간에서 두 영역을 이어줄 가교가 되는 것이 핀테크 지원센터다. 지난 1년간 센터를 통해 320여 개의 핀테크 기업이 창업 관련 상담을 했다.

핀테크 지원센터는 정책기관, 은행,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관계기관 등 핀테크와 관계있는 각 주체를 연결해주는 기능을 한다. 지난달 31일 열린 핀테크 지원센터 1주년 행사에 참석한 핀테크 기업 '센스톤'의 유창훈 대표는 "지난해 11월 창업한 이후 여러 금융사와 미팅을 했지만 매번 '다음에 보자'는 답을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지원센터가 주최한 핀테크 데모데이에서 금융사를 대상으로 기술 시연을 한 뒤에는 과거에 미팅했던 곳들로부터 다시 연락이 쇄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올해 핀테크 육성 핵심 키워드는 '로보 어드바이저' '빅데이터' '글로벌 진출' 등 세 가지가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모든 핀테크 지원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는 핀테크 통합 포탈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핀테크 현황은

현재는 판교에만 핀테크 지원센터가 있어 부산 등 지방에서 핀테크를 준비하는 IT업체나 금융사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크다. 금융위 관계자는 "핀테크 지원센터 지방 사무소를 설립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핀테크 생태계 조성은 BNK 금융그룹이 앞장서고 있다. BNK 금융은 올해 2월 학계와 핀테크 업체 6곳, 부산정보진흥원 등과 함께 'BNK 핀테크 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수도권보다 열악한 지역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분기마다 정기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학생 핀테크 챌린지 프로그램도 시행해 부산에서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BNK 금융이 지난달 28일 롯데그룹과 손잡고 서비스를 시작한 '썸뱅크'는 BNK 금융의 대표적인 핀테크 서비스로 꼽힌다. 롯데그룹의 온·오프라인 유통망과 롯데 L 포인트, L-페이 등을 접목한 썸뱅크는 국내 최초로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본인 인증방식인 FIDO 기반 생체인식방식을 채택했으며, 일반 통장과 포인트 통장을 하나로 결합시킨 '썸 모바일통장'과 '썸 포인트적금통장'을 탑재했다. 비대면 실명 인증 한 번으로 2개의 계좌가 동시에 개설돼 고객이 보유한 롯데 L 포인트를 현금처럼 적금통장으로 낼 수 있다. BNK 금융은 특화 신용카드, 모바일 해외송금, 다양한 수신·대출 상품 및 증권연계계좌 등 새로운 상품을 추가해 5~6월께 썸뱅크 2차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