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306억→지난달 359억 달러
- 달러 투자 채권·펀드도 큰 인기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무너지는 등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투자에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 달러 예금과 환율 연동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달러화 강세장이 전망되면서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달러 예금 수신액 합계는 올해 초 306억 달러에서 지난달 말 359억 달러로 17%가량 증가했다. 달러 예금은 달러로 돈을 맡기고 찾을 수 있는 외화예금으로 연 금리는 1% 초반으로 높지 않다. 해외 송금이나 환전 시 우대 혜택과 더불어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 기대감이 작용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 가치가 조만간 바닥을 찍을 것으로 생각하는 고객이 많은 데다 투자 수요는 물론 가지고 있던 자투리 달러를 예금에 넣어 두려는 알뜰족까지 달러 예금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 투자도 급증했다. 지난 6월 말 브렉시트 결정 이후 점진적으로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증권사들의 달러 RP 잔액이 불어났다. 대신증권은 6월 말 기준 8296만 달러 수준이던 잔액이 이달 5일 기준 1억5885만 달러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의 달러 RP 잔액도 크게 늘었다.

달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달러 선물 및 달러 예금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ETF의 순자산총액이 6월 말 892억 원에서 지난달 말 1222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달 들어서도 계속 증가해 지난 8일 기준 13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에서 움직이면 달러 투자에 자금이 계속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3분기 이후에는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신흥국 통화 강세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데 당분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9월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 등 시장 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뒤 달러 투자를 결정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