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를 위한 대표적 금융상품인 연금저축이 최소 노후생활비마저 보장하지 못할 만큼 실효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연금저축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연금저축 가입자가 지난 한 해 수령한 연금 총액은 1조3595억 원(41만992건)으로 집계됐다. 계약당 연평균 331만 원, 월평균 28만 원꼴로 연금을 받은 셈이다. 이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추산한 1인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월평균 99만 원)의 28.3%에 불과한 액수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금저축뿐 아니라 퇴직연금까지 가입했다면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국민연금과 연금저축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연금저축(41만992건)의 절반인 20만4000건(49.8%) 역시 연간 연금 수령액이 200만 원 이하인 계약이었다. 연간 1200만 원 이상(월평균 100만 원 이상) 연금을 받는 계약은 3.2%(1만3000건)에 불과했다. 200만 원 이상, 500만 원 이하를 받는 계약은 31.1%(12만8000건)였다.

반면 연금저축 총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108조7000억 원으로 2014년 말(100조8000억 원)과 비교해 7.8%(7조9000억 원) 증가했다. 연금저축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혜택은 '기대 이하'라는 의미다.

금감원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요구에 맞춰 투자 기능이 강화된 연금저축 개발을 각 금융사에 독려하기로 했다. 또 연금저축 가입 건수와 납입액, 연금수령 기간을 늘리기 위해 은퇴 준비와 관련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는 한편, 연금저축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