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수호를 위한 세미나'가 22일 오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대한민국해양연맹 제공

대한민국해양연맹은 창설 20주년을 맞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함께 22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독도 영유권 수호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북한법 전문가 한명섭 변호사(법무법인 통인)는 "독도가 조선의 섬으로 표기된 지도 중 남한에 없는 지도가 상당수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었다. ▷16세기 지도책인 '조선도'의 '조선전도'(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소장) '조선팔역도'(인민대학습당 소장) ▷'대조선국전도'의 '동여도'(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소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 변호사는 "지금은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어 학술적 차원에서의 교류조차 허용되고 있지 않지만 향후 개선될 경우 공동 관심사인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정보 공유 차원에서 남북 전문가들이 공동학술대회를 열어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일본의 독도 공세에 대해 노동신문이 '파렴치한 독도강탈 야망'이라 표현할 정도로 일본에 대한 북한의 인식은 남한과 비슷하며, 연구수준은 남한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독도 연구서가 2010년 8월 김일성종합대학출판사에서 펴낸 단행본인 '독도는 조선민족의 신성한 영토'일 정도로 빈약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독도 관련 인문·사회·자연분야 논문이 한 해 평균 150편씩 쏟아지고 있다.

　'일본의 독도 정책과 한일관계'를 주제로 발표한 현대송 KMI 독도연구센터장은 "일본은 한국에게 중요한 우방이므로 독도와 관련한 대일 관계에서는 '열정'보다는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후 '적에게 소금을 보낸다'는 일본의 고사를 인용하며 "싸울 때는 싸우고 협력할 때는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유의상 국제표기명칭대사는 기조연설에서 "동해수역의 표기는 현재 일본해(Sea of Japan)가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지만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이 1992년부터 세계 유수 지도에 'East Sea'의 병기를 노력한 끝에 차츰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4월 모나코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를 대비해 우리 국민들이 합심해 전 세계 모든 지도에 'East Sea'가 병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동서대 신정화 교수(국제학부)는 "일본은 국제법이 개정되면 대독도정책이 이에 맞게 바로 바뀌는 반면 우리는 정부뿐 아니라 전문 연구자들조차 여기에 둔감해 국제사회에서 계속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이 점에 유의해 큰 틀에서 대응해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거돈 해양연맹 총재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독도에 대한 대응논리를 짜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