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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 창업 르네상스를 열자 <1> 부산 창업투자 본격화

민간까지 엔젤투자 붐…부산판 실리콘밸리 '날갯짓'

  •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   입력 : 2017-02-15 21:46:1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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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깐깐한 투자 심사

- 성장 가능성·직원 역량 등 평가
- 소자본 투자…다른 투자자 연계
- 상장 앞두면 벤처캐피탈서 지원

# 부산도 투자액 급증

- 선보, 1년간 7개 업체 7억 투자
- K브릿지는 13개 업체에 48억
- 벤처캐피탈 비케이 700억 운용

부산에 기술 창업의 꿈이 영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T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충분히 기술창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렌터카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와 원하는 시간에 차량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렌고의 이승원 대표 등은 30대 청년 창업가로 창업투자를 받은 대표 사례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든 TMS21 서진교 대표는 직장에서 다진 기술력을 가지고 49세에 창업해 제2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창업부터 보육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은 벤처기업이 모여 세계적 아이디어의 산실로 자리 잡은 1980년대 후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됐다. 창업기업을 발굴해 소규모 투자를 한 뒤 전문 벤처투자자를 연결하는 엑셀러레이팅은 실리콘밸리에서 확산한 사업 모델이다.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쳤던, 그래서 젊은이들이 외지로 빠져나간다고 한숨 짓던 부산에 바야흐로 엔젤투자자의 활동이 꿈틀대고 있다. 투자자와 창업가들은 한 목소리로 "부산이라고 실리콘밸리처럼 되지 마라는 법이 있나요?"라고 되묻는다.
   
창업투자를 받은 부산의 실시간 렌터카 배달 서비스 업체 렌고의 직원이 자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보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깐깐한 심사과정, 진땀나네

타이어비즈 송봉균(32)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기술창업타운에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심사에 도전했다. 기술과 비전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지만,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이날 다행히도 '투자 적격' 판정을 받아 2억 원의 꿀같은 자금을 투자받게 됐다.

엔젤투자 법인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는 6개월 동안 집요하게 타이어비즈를 관찰했다. 타이어비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타이어 가격 정보를 제시하고, 마음에 드는 타이어를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방식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타이어비즈 앱과 연계된 수많은 타이어 사업자들은 낙찰 경쟁을 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끈다. 타이어비즈는 또 타이어 업자에게 타이어 품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제공한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는 송 대표를 비롯해 직원 5명의 역량까지 평가했으며, 향후 이 업체의 성장 가능성까지 전문적으로 분석했다. 타이어비즈는 지난해 1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견적 4342건을 달성했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는 타이어비즈가 목표치를 상회한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고 판단, 전격적으로 2억 원의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그리고 2차 경영 실적을 달성하면 추가의 돈을 투입하기로 약정했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권혁태(44) 대표는 30대 나이의 송 대표에게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 앞으로 헤쳐나갈 사업은 이런 과정 속에서 진행되는 거야"라고, 형이 동생에게 남길 법한 조언을 이었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역시 2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송 대표의 인생사를 낱낱이 알 정도의 관계를 맺으며 사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줬다.

■ 신기술로 성장 정체 뚫는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기술창업타운(센탑·CENTAP)에서 창업투자자와 예비 창업가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창업투자의 단계는 일반적으로 투자규모와 시기에 따라서 엔젤투자(엑셀러레이터, 마이크로VC)와 벤처캐피탈로 나누어진다.

또 엔젤투자는 세부적으로 개인투자자 방식의 엔젤클럽과 법인 형태로 나뉜다. 엔젤클럽은 소규모 자금을 투자해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형태다. 엑셀러레이터 역시 마찬가지 개념으로, 이들은 발굴과 육성에 더해 다른 투자자를 연계하는 범위까지 확장한 개념이다. 창업기업에서 어느정도 성장해 벤처기업 규모로 발돋움하는 업체를 대상으로는 '마이크로 VC'라 불리는 투자자가 붙는다.

그 이후 벤처기업으로 성장해 코스닥 등에 상장을 앞둔 기업에게는 익숙한 개념인 벤처캐피탈의 지원이 붙는다. 엔젤클럽이나 엑셀러레이터가 1억~3억 원을 투자한다면, 벤처캐피탈은 15억~30억 원 수준의 투자를 한다. 이들은 펀드를 만들어 대규모로 투자한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유망한 벤처기업업을 넘어 중견기업 이상으로 키워내고 그 과정에서 공동의 이익을 거두자는 것이 주 목적이다.

수도권에 돈과 기업이 집중하는 현재, 부산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아직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로 규모가 큰 벤처캐피탈에 기대던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소규모의 클럽 또는 법인을 만들어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서울에서도 오히려 부산을 주목하고 있다. 창업 생태계의 '모세혈관'이 촘촘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터로는 지난해 초 결성된 선보엔젤파트너스가 꼽힌다. 선보는 지난 1년 동안 7개 업체를 발굴해 1곳 당 1억 원씩, 총 7억 원가량의 투자를 진행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올해 벤처캐피탈로 업무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마이크로 VC 단계 역시 지역 기업은 K브릿지인베스트먼트가 맡았다. K브릿지인베스트먼트는 지역 기반 최초의 유한회사로, 마이크로 VC 펀드 170억 원을 운영하고 있다. 13개 업체를 발굴했으며, 48억 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지역 기반의 벤처캐피탈도 있다. 비케이인베스트먼트는 2009년에 설립돼 현재까지 운용한 벤처펀드는 700억 원에 이른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적극 투자를 하고 있다.

부산시 배병철 창업지원과장은 "기업 성장 단계별로 적절한 투자자가 생기면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며 "벤처 투자자를 육성하기 위한 자격증 시험도 부산에서 처음으로 시행돼 올해 65명의 신규 지역 투자자(벤처캐피탈리스트)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창업투자사 투자 규모

엔젤투자
클럽, 엑셀러레이터

1억~3억 원

마이크로VC
법인, 클럽

1억~3억 원

벤처캐피탈
법인

15억~3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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