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소비자의 날 사드 보복 최고조
- 전 여행사 확대…개별비자만 허용
- 롯데 현지 피해 지금보다 커질 듯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의 '보복성' 규제로 중국 '소비자의 날'인 15일부터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전면 금지된다. 각종 사업의 피해가 현실화된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4일 중국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여유국의 구두 지침에 따라 15일부터 중국 대형 여행사뿐만 아니라 중소 여행사까지 한국 관광상품 취급을 일제히 중단한다. 앞서 중국은 주요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국 여행객을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는데, 이는 주로 대형 여행사들에만 적용됐고 군소 도시의 경우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관련 상품 취급을 거부하게 됨에 따라 15일부터는 중국 여행사를 통한 중국인들의 비자 대행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중국 내 한국 제품 불매운동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CCTV(중앙방송)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완후이'가 15일 롯데를 포함한 한국 기업을 '부도덕한 업체' 등으로 규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3월 15일에 방송되는 완후이는 자국의 소비자 권익 보호와 관련해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주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불량, 속임수 사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최근 금호타이어(2011년) 맥도날드(2012년) 애플(2013년) 폭스바겐(2015년) 등 국내외 주요 브랜드가 공격의 대상이 됐다. 당시 이들 기업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사과하거나 제품을 리콜하는 등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롯데 역시 올해 자사의 상품 및 서비스 불만 사례 등이 거론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면 롯데는 현지 사업의 피해가 지금보다 더 커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미 롯데는 중국 내 롯데마트 55개 점포의 영업정지로만 500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55곳의 영업정지 기간(1개월)까지의 손실액만 계산한 것이다. 한 달을 넘기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완후이의 '롯데 거론' 가능성에 대비하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뾰족한 후속책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