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드라마 '아내'도 홍보 기대
- 작년 대만 드라마 '필취여인'
- 현지 인기로 관광객 급증하기도

부산에서 촬영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이 잇따르면서 발길이 끊긴 단체 중국관광객(유커) 빈자리를 동남아 관광객이 채워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국 드라마 '아내'(왼쪽)와 작년 부산에서 촬영한 대만 드라마 '필취여인'.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6일부터 대만 삼립TV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아이완커(I-Walker)'를 부산에서 촬영한다고 5일 밝혔다. 아이완커는 대만의 유명 셰프 등 3명의 출연자가 세계 각지의 맛집과 관광지를 소개하고 각종 게임을 선보여 재미를 더한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5박6일 동안 부산에 머물면서 대저생태공원 감천문화마을 해운대해수욕장 등 대표 관광지를 비롯해 기장 대게마을, 해녀촌 등에서 맛집 탐방 및 인터뷰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 2회에 걸쳐 방영되며, 오는 7월 방송에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현지 TV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활용한 홍보 효과는 앞서 대만 드라마 '필취여인(必娶女人)'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부산에서 촬영한 이 드라마가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대만 관광객은 전년 대비 96.8%나 급증했다. 특히 주인공이 웨딩관광상품을 개발하려고 부산의 주요관광지를 둘러보는 내용을 담아 20·30대 사이 웨딩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촬영한 태국 드라마 '아내(The Legal Wife)'도 오는 26일부터 방영을 시작해 지역 관광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채널3은 방콕 내 시청률 1위 채널로 부산은 14~16회 가운데 240분가량 노출된다. 현지 프라임시간대 광고비로 환산하면 34억 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얻는 셈이다. 시와 공사는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드라마 방영과 연계한 기자회견과 관광설명회를 지난 2월 태국(방콕) 현지에서 개최했다.

부산에서 촬영한 현지 프로그램 방영으로 관광 성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직접 유치하는 것은 어려운 게 지역의 현실이다. 해외 인기 프로그램을 끌어들이려면 많은 지원이 필요한데 빠듯한 예산 때문이다. 앞선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도 제작사 측에서 제안한 경우가 대다수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객 다변화 차원에서 동남아 관광시장이 중요해진 만큼 관련 마케팅 예산과 인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